‘통신 강국 코리아에서 통신 반도체 강국 코리아로’
퀄컴·브로드컴·LSI로직·마벨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통신용 반도체 시장에서 만 3살이 채 안되는 신생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주목된다.
이동통신과 초고속 인터넷 등 세계 최고의 통신 인프라를 갖춘 대한민국의 위상과는 달리 통신용 반도체 산업은 RF칩 외에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단말기와 장비, 혹은 단말기와 단말기 사이를 잇는 통신용 반도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분야를 두루 섭렵해야 해 노하우를 쌓지 않으면 개발하기 힘든 분야다. 겉으로는 통신강국이지만, 통신강국을 이루는 기초 기술은 약하다는 오명을 써왔다. 이러한 오명을 벗기 위해 ‘겁없는 이들’의 활약에 업계는 기대를 걸고 있다.
쿠오핀(대표 이상훈 www.quopin.com)은 IPTV나 인터넷전화와 같은 다양한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끊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게 하는 인터넷품질보장(QoS) 칩을 개발했다. 이와 비슷한 종류의 칩을 개발하는 업체들로는 브로드컴이나 LSI로직 등이 대표적이며, 아시아 지역에는 쿠오핀이 유일하다. 쿠오핀은 이들과 비슷한 성능을 내는 칩 개발에 만족하지 않고, 한 발 앞선 기능의 칩을 내놓아 업체의 화제가 됐다. 기존에는 안정적인 인터넷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게이트웨이나 모뎀 등에 L3스위치·고속 코프로세서·전용 CPU 등 3개의 칩을 사용해야 했으나, 쿠오핀은 이 칩 하나로 해결했다. KT 인증을 통해 국내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해외로 알려져 현재 세계 최대 통신 장비 업체들과 공급을 논의 중이다.
유비콘테크놀로지(대표 조대형)는 이제 갓 돌을 넘긴 초광대역무선통신(UWB) 칩 전문업체다. UWB 시장은 표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을 정도로 초창기이지만, 영화 한 편을 단 몇 초만에 전송할 수 있는 꿈의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UWB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삼성종기원 정도에서도 개발 중인 기술이며, 유비콘테크놀로지는 국내 최초의 무선 USB 기반의 UWB 칩을 개발하고 있어 그 성공여부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두 살이 된 카이로넷(대표 김형원·신진호)은 와이브로·와이맥스 칩 전문업체다. 김형원 박사와 신진호 박사 등 국내외 RF와 무선통신 연구진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이 회사는 와이브로/와이맥스 MAC(Message Authentication Code)와 물리계층(PHY) 칩을 개발중이며, 4세대 통신의 핵심이 될 MIMO 기술 등도 개발 중이다.
이상훈 쿠오핀 사장은 “우리나라는 멀티미디어 칩 등이 주축으로 통신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업체들은 드물다”라며 “통신용 반도체는 통신 기술의 핵심이기 때문 반드시 국산화를 해야 할 부문이어서 도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