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진다네’ ‘초등학교 동창회 가던 날’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등 주옥 같은 대중가요를 쏟아냈던 그룹 여행스케치 리더 조병석씨(41). 그가 최근 정보기술(IT)과 인연을 맺었다.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 및 IT서비스 컨설팅을 제공하는 티앤씨플래닝 대표이사로 비즈니스 세계의 한 복판에 섰다. 지난 2003년 설립된 티앤씨플래닝은 지난 3월 웹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 및 운영자 등 15명의 신규 인력을 뽑고 본격적인 IT 기반 사업에 들어갔다.
“모르셨죠? 사업을 시작한지 벌써 5년이나 됩니다.”
조 사장은 다소 긴 뒷머리를 휘날리며 대표이사 명함을 내밀었다. 한여름 혹은 늦은 가을 괜히 마음 한구석을 설레게 한 여행스케치 히트곡들을 작사·작곡·노래했던 가수임이 분명한데, 어느새 경영과 IT 용어를 섞어 쓰는 최고경영자가 돼 있었다.
“2003년에 창업, 티엔씨플래닝은 2005년까지만 해도 각종 문화 행사 및 공연 대행 전문회사였지요. 그러나 최근 온라인 마케팅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 회사를 키우려면 IT 분야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티앤씨플래닝 e비즈니스 사업 부문은 온라인 광고·온라인 프로모션·웹사이트 유지보수 및 시스템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 사장은 조만간 ‘쿼터뷰’라는 회사와도 제휴를 맺고, IT서비스 연구소도 만들 계획이다.
창업 첫 해에는 법인카드도 은행에서 발급받지 못하는 ‘수모’도 겪었지만, 현재 직원수는 35명까지 늘어났다.
조 사장은 “IT 인력 확보를 바탕으로 티앤씨플래닝을 웹과 IT,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접목한 종합 마케팅 회사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올해는 사업 출발도 좋다. 국정홍보처 국정브리팅 웹 ISP 컨설팅 사업,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전사이트 리뉴얼 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GS왓슨 CRM 통합 웹사이트와 프라임방송 부동산포털 사이트도 구축했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정하는 ‘이노비즈’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이 분야 후발 업체지만, 한발 앞선 아이디어와 통합 마케팅 기획력으로 승부수를 던져보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가수 ‘조병석’이 사라진 건 아니다. 틈틈이 듀엣 활동도 하고 연말에 새 음반도 내놓을 계획이다. 음반 마케팅에는 티앤씨의 온오프라인 마케팅 기법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사업하면서 잃은 것이요? 아무래도 수익 분석을 하다보면, 기존 음악적 감수성과는 충돌해요. 상황에 따라서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다중인격자’처럼 스스로한테 매번 각기 다른 최면을 걸어 이 문제를 해결하곤 합니다.” 유쾌하게 웃어젖히는 그의 모습이 여느 비즈니스맨과 다르지 않았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