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말부터 개인정보보호법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됨에 따라 텔레마케팅(TM) 영업에 의존해온 유선통신업체들이 비상에 걸렸다. 법에 저촉되지 않는 보다 정교한 TM을 하는 것 뿐만아니라 과도한 TM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방문판매 조직을 구성하거나 고객 접점 유통망을 늘리는 등 대안찾기에 나섰다.
◇개인정보보호 강화로 TM 위축 불가피=‘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7월말부터 시행된다. 개인정보를 획득하는 동의절차를 더욱 엄격하게 했다. TM의 경우 전화를 통해 이용자가 서비스 가입을 하고자 하는 경우 △상담원 또는 ARS 등을 통해 동의를 받아야 할 사항을 알리고 동의를 받거나 △동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 등을 알려주고 재차 전화를 걸어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이 같은 절차를 어기고 마케팅을 하면 5000만원 이하 벌금과 5년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벌금과 형량 자체가 높아진 것은 아니지만 ‘정보수집 동의 획득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약간이라도 어긋난 부분이 있으면 단속의 대상이 된다. 그만큼 TM에 따른 리스크가 늘어나는 것이다. 무엇보다 유통망이 부족해 TM 의존도가 높은 유선업계의 고민이 가중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허술하게 TM을 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은 물론 해당기업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며 “TM을 안할 수는 없지만 엄격한 정책과 함께 대안 마련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방문판매·대면접촉 늘리기 부심=유선 3사는 대면접촉을 확대하고 인터넷 판매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했다. KT(대표 남중수)는 600여개의 TM 위탁점들을 대상으로 대면접촉 방식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마케팅 방식을 기존 전화에서 대면접촉으로 유도를 하기위해 교육을 실시하고 방문판매 노하우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대면접촉을 강화하는 TM위탁점에 대한 우대정책도 고려중이다. 결합유통망인 ‘다락’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TM과 방문판매의 경우 찾아가는 마케팅이긴 하지만 그만큼 어려움이 따른다고 보고 입지가 좋은 곳을 대상으로 ‘다락’을 확충해 고객들이 찾아오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로텔레콤(대표 박병무)은 지난 2월 전략 유통망 전문기업인 하나로플래너를 설립해 TM 의존도를 줄이고 대면접촉 강화에 나섰다. 통신 영업 및 컨설팅·유지보수를 겸하는 하나플래너를 2000명 이상 육성한다는 계획. 정수기 업계의 ‘웅진코디’와 유사한 방식의 방문판매를 통해 TM 의존도를 줄이고 보다 입체적인 영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나로플래너에는 20명의 상주인력이 있으며 전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조만간 방문판매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LG파워콤(대표 이정식)은 TPS사업본부와 콜센터, 대리점 등과 연계한 개인정보보호 조직을 구성해 합법적인 TM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TM 위축에 대한 대응으로는 시간 점유율(Time Share) 마케팅을 내세웠다. 고객의 시간점유율을 높여 자발적인 입소문을 통해 가입자들이 찾아오도록 하겠다는 구상. △고객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주고 △필요할 때 적시 적소에 대응하는 식이다. 넷마블·한게임 등 온라인 게임 사이트와의 공동 마케팅도 적극 전개한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