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뺨치는 케이블 시청률 경쟁

 국내 양대 케이블 방송사의 주말 시간대 자체제작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는 인기작으로 지상파 뺨치는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온미디어의 영화 채널 OCN이 금·토요일 밤 11시에 기대작 ‘키드갱’을 편성하자 CJ미디어의 tvN도 ‘막돼먹은 영애씨’를 같은 시간에 편성, 맞불을 놓은 것.

 ‘키드갱’은 자체제작과 관련,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던 온미디어가 4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야심적으로 제작한 대작이다. 반면 다양한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선보인 tvN이 ‘키드갱’에 맞선 카드로 선택한 것은 차별적 형식을 표방한 ‘막돼먹은 영애씨’. 거액의 제작비를 투자, 대중적 장르인 액션코믹물에 도전한 ‘키드갱’과 틈새 장르를 노린 ‘막돼먹은 영애씨’의 대결인 셈이다.

 방송 3주차가 지난 현재, 시청률 경쟁에선 일단 ‘키드갱’의 승리했다. 전직 조직폭력배들이 6개월된 아기를 맡아 기르게 되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담은 ‘키드갱’은 AGB닐슨 조사 기준으로, 최고 시청률 1.6% 이상을 기록하며 1% 이상의 꾸준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출산드라’ 김현숙이 열연하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0.7∼0.8% 정도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보통 1%대의 시청률은 케이블 상위 10위 안에 드는 정도의 호성적. ‘키드갱’은 손창민 등 실력파 배우들과 아기 김예준의 표정 연기, 원작 만화의 탄탄한 스토리가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최근작 ‘가족연애사 시즌2’가 2%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온미디어가 제작 역량을 집중한 작품이었다는 점에선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양 방송사의 주말 대결은 대중적 성과에 초점을 맞춘 대작 드라마와 틈새를 겨냥한 작품의 대결이란 측면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CJ미디어는 ‘막돼먹은 영애씨’가 제작비 대비 효과가 높은 작품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 작품의 편당 제작비는 ‘키드갱’의 10%가 조금 넘는 수준인 3500만원 정도. 다큐멘터리 형식을 가미한 시트콤으로 차별화를 시도, 적은 제작비를 들이고도 마니아층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두 드라마는 케이블에서 대중적 호소력을 지닌 대작 드라마가 나오는 선례를 만드는 데 주력하는 온미디어와 틈새 시장 공략을 통한 성공 모델을 만드려는 CJ미디어의 시도의 성패를 가름하는 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