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레드오션에서 벌리죠. 전자태그(RFID) 시장도 하루 빨리 레드오션이 되기를 바랍니다.” 최근 RFID 전문업체인 유엔엠을 인수한 한국액센 박수성 사장(40)은 자신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이같이 말했다.
블루오션의 창시자인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들으면 혀를 찰 소리다. 소피스트적인 궤변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 대한 박 사장의 생각은 지난 10년 간의 사업 경험에 근거한다. 시장이 활성화 되고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돈을 벌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한 물간 것으로 생각되는 공CD, DVD의 수익성이 USB 등 메모리 제품보다 오히려 높다”며 “아름답고 세련된 제품, 자랑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제품에 정답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신도리코 연구원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후 지난 96년 한국액센을 설립했다. 홀로서기에 나선 지 10년인 지난해 매출액 15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3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유엔엠테크놀로지 인수는 한국액센의 주력 제품인 USB드라이브에 RFID 기술을 결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RFID 리더 및 태그 생산도 직접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한국액센은 제품 생산을, 유엔엠은 특화된 솔루션 개발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오는 7월 1일 안양에 생산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엠은 그 동안 검찰청 문서관리 시범사업을 비롯 웅진씽크빅 통합 출입관리 시스템, 의류 유통 사업 등의 실적을 갖고 있다.
박수성 사장은 중소기업 강국론을 외치는 CEO중 한명이다. 대만 중소기업 중에는 USB 등 메모리를 통해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많다고 그는 말한다. 한국에서도 연 매출 1조원을 기록하는 중소기업이 많이 생길 수 있으며, 이에 한번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한국액센이 30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며 “신규로 추진하는 RFID를 비롯해 전략상품으로 개발한 전자음반(플레이디스크) 등을 통해 회사를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자음반은 일종의 MP3플레이어로, MP3 노래 파일이 제품 출시될 때부터 내장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액센은 10주년이던 지난해 11월 전직원이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 박 사장은 “너무나 좋은 추억이었다”며 “회사 창립 20주년인 2016년 직원들의 연봉을 그 해 보너스로 줄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