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노트북PC의 전원 어댑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10여개의 인증마크가 부착돼 눈이 어지러울 정도다. 상당수 국가로 수출되는 제품인만큼 주요 국가의 인증 마크가 모두 부착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외에서 운용되고 있는 인증마크제도는 제품의 안전이나 품질·기술개발·에너지의 효율적 이용·환경 보호 등 목적이 다양하다. 제품 생산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던 인증마크가 최근에는 국내외 경쟁 사업자와는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인증 마크를 이해하는 것은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알아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증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 등이 표준 규격과 기준에 적합한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여 이를 증명한 것을 말한다. 그 목적에 따라 표준인증·품질인증·안전인증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인증 대상에 따라 제품인증과 시스템인증으로 구분된다.
추진 주체에 따라서는 국제인증·국가인증·단체인증 등으로 나뉘며 강제성 유무에 따라 강제인증과 자율인증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인증의 범위는 자동차·철도·장난감·스포츠 용품·IT 설비와 복합 산업생산설비까지 다양하다. 유럽이나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 인증 표시는 해외 바이어나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정보보다는 전문가의 독립적인 판단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CE 인증마크가 없으면 시장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한다. 중국의 CCC, 일본의 PSE 인증도 강제 사항이다. 국내의 경우 전기용품은 EK(안전인증), 정보통신기기는 MIC(정보통신기기 인증)를 받아야만 세관을 통과할 수 있다.
‘전문기관의 까다로운 시험을 거쳤다’는 의미인 자율 인증 마크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된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제조자·판매자·소비자 모두 인증마크에 대한 신뢰가 높아 해외 바이어가 인증 획득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국내 중견기업이 해외 진출할 때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다국적 인증기관의 시험 성적서나 인증서가 기업 판단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홍성원 TUV라인란드코리아 팀장은 “인증마크는 일정한 규격이나 기준 이상으로 만들어진 제품에만 부착하는 것이므로 좋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잣대로 작용한다”며 “또 일부 기업은 협력업체에 일부 인증을 요구하는만큼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인증 시장 규모는 수출 물량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지난 2002년 1조원에서 지난해에는 2조 2000억원 규모로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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