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양성자·중입자 가속기 등 첨단 입자가속기 도입 및 관련 시설을 유치하려는 지자체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첨단 가속기 설치에 따른 의료혜택은 물론 가동 이후 가져올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가속기 도입 전국 확산=지난 3월 경기도 일산 국립암센터에 국내 처음으로 양성자가속기가 설치돼 본격적으로 암치료에 이용되기 시작한데 이어 경북 경주에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 건설과 함께 약 1300억원을 투입하는 양성자가속기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가속기는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을 비롯한 반도체, 생명공학, 우주항공 등 다목적용이다.
부산은 양성자가속기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암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중입자가속기 센터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고리원전 수명 연장의 대가로 중입자가속기센터 유치를 원하고 있는 부산은 지난 3월 착공에 들어간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에 400MeV/u 크기의 대형 중입자가속기를 설치해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을 동북아 최고의 의료 허브이자 방사선의학 연구의 거점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에앞서 지난해 9월 설립된 전북 정읍의 ‘정읍 방사선과학연구소’는 오는 2008년까지 치료용 가속기인 대전류싸이크로트론 시설을 도입키로 했고 포항의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에서는 펨토과학과 나노연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개발이 진행 중이다.
◇지역경제 파급 효과 커=입자가속기는 전자나 양성자 같은 입자를 강력한 전기장이나 자기장 속에서 가속시켜 큰 운동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로 이중 양성자 가속기의 경우 기기값만 360억원에 이르는 첨단 치료기로 전세계적으로 10여대 가량만이 운영되고 있다. 국립암센터에 이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삼성암센터도 이 기기의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입자가속기의 경우는 1000억원 이상의 설치비용이 소요되는 양성자가속기 이상의 첨단 암치료기로 현재 일본(지바)과 독일(하이텔베르크) 두 나라만 보유 중이다.
이러한 가속기 도입 및 센터 조성은 암치료 기능을 넘어 원자력 연구개발과 정보통신기술, 우주기술, 방사선기술 등의 발전기반으로 작용해 지역 경제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올려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속기 시설이 들어서면 기초과학 및 첨단 응용분야의 연구가 활발해져 연구중심지로 부상되고, 관련 첨단시설도 잇따라 들어오게 된다. 이는 지자체에서 첨단 가속기 도입에 열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경주 양성자가속기 개발사업 하나만 놓고 볼 때 연간 1조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와 더불어 연인원 1000여명의 전문인력 고용창출, 30개 이상의 전문기업이 육성이 예상되고 있다.
최병호 원자력연구원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장은 “치료분야에 활용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구과정을 거쳐 사용화되면 국민이 입는 혜택은 엄청 클 것”이라며 “가속기 사업은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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