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신규업체들의 사업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요즘 터치스크린 내수시장은 내비게이션, PMP, 모니터 등의 기존 터치스크린 수요가 크게 늘고 휴대폰의 키패드 대체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 휴대폰시장에서는 한자입력에 편리한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단말기 비율이 40%에 달할 정도로 해외수요도 폭증하는 추세다. 이에 중견 부품업체들이 신규 유망사업으로 터치스크린을 점찍고 생산라인 구축에 뛰어들고 있는 것.
SMT전문업체 행성디지털(대표 허맹)은 오는 8월부터 경북 김천시에 월 40만개(4인치 기준)규모의 터치스크린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한다. 이 회사는 올초 터치스크린 사업진출을 결정한 이후 약 40억원을 투자했다. 행성디지털은 ITO글래스 두께를 기존의 절반(0.5mm)으로 줄인 초박형 터치스크린을 내세워 휴대폰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LCD장비업체 미래컴퍼니(대표 김종인)도 올초 터치스크린 사업을 위해 자회사 ‘미래DP’를 신설했다. 미래DP는 오는 22일 경기도 성남에 월 20만개(4인치 기준)의 터치스크린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제품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채재호 미래DP 사장은 “터치스크린의 생산수율을 조기에 안정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다”면서 “내년 1분기에 대대적인 설비증설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투아이기술(대표 김광호)은 지난 수년간 터치스크린 개발용역을 하다가 올들어 터치스크린 제조에 새롭게 뛰어든 케이스다. 권기덕 이투아이기술 부사장은 “월 60만개(7인치 기준)의 대규모 터치스크린 생산라인을 구축했지만 ITO필름 공급량이 모자라 주문에 제때 대응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측은 개발용역으로 쌓은 터치스크린 기술력을 최대한 이용해 국내외 휴대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휴대폰 부품업체 태양기전(대표 이영진)도 신규사업으로 터치스크린 시장에 진출여부를 최종 저울질하고 있다. 회사측은 터치스크린이 초기 투자부담이 비교적 적고 향후 수년간 공급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에 사업계획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프라다폰, 아이폰 등 터치폰 확산으로 타격을 받는 일부 키패드업체들도 터치스크린 사업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소문이다.
지난해는 테라디스플레이(대표 김성수)와 협진아이앤씨(대표 장상욱) 2개의 터치스크린 회사가 신설됐지만 올해는 5∼6개 회사가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후발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자 디지텍, 한터치, 에이터치 등 기존 터치스크린 회사들은 과잉투자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에이터치의 신정윤 부사장은 “터치스크린은 수율을 높이는데 오랜 경험과 시간이 걸리는 아날로그 제품”이라며 “후발업체들이 생산라인을 안정화할 무렵에는 선발업체들이 생산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릴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