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이행 조정 정부 행보 빨라진다

다음달부터 통신서비스 결합판매가 허용되는 등 유무선 통신시장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사업자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초 정통부가 ‘통신규제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인터넷전화(VoIP)번호이동 제도’ ‘재판매 의무화’ 등 현안에 대한 사업자간 입장차가 갈수록 커지는 등 ‘기싸움’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까지 관련 법·제도를 새로운 시장 환경에 맞게 제·개정해 연내에 통신규제 로드맵 작업을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신시장, 주도권 싸움 본격화=사업자간 최고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통신 재판매 의무화 제도. 특히 최근들어 사업자들의 관심은 이달말 KT 무선 재판매에 대한 통신위원회 심의 결과에 맞춰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T는 정통부가 지배적 사업자에 대해 재판매 사업자 자격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입지 위축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SK텔레콤의 경우 이번 기회가 무선 시장에서의 ‘굳히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라는 판단 아래 KT·KTF처럼 특수관계를 이용한 통신서비스 재판매를 반드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나섰다.

 역무통합의 경우, 시내·시외·이동통신·인터넷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행해 왔던 기존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반 사업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형국이다.

 새로 마련할 VoIP 번호이동성제도 역시 별정통신사업자와 기간통신사업 모두 한 목소리로 ‘제도 유예’를 외치고 있다. 별정통신사업자는 투자비용 부담을, 기간통신사업자들은 긴급전화 사용 불가 등에 따른 부작용을 각각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의견 수렴 나서=최근 정통부는 통신규제 로드맵 전담반을 구성한 이후 처음으로 이동통신 3사와 기간통신사업자 등을 초청한 가운데 외부에서 ‘통신규제 관련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업계 의견 청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당장 의견 조율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의 시장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해 통신규제로드맵를 완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정통부는 이같은 의견 수렴과정을 통해 △역무분류 △결합판매 △VoIP 번호이동 △도매 재판매 및 이동통신 재판매(MVNO) △서비스 요금 △보조금 △상호접속 및 망 중립성 등 현안 가운데 사업자 간 이견이 큰 역무 통합, 상호접속, 재판매 문제 등의 조정을 이끌어내 법·제도에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이번 워크숍에서도 이같은 현안들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통부 관계자는 “사업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참고한 다음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을 통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관련법의 제·개정안이 마련되는 대로 공청회에 나서 9월 국회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