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퀄컴의 브로드컴 특허 침해를 이유로 퀄컴칩을 탑재한 3세대(G) 휴대폰 신제품의 미국내 수입을 금지함에 따라 한국 휴대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문제가 된 특허 침해는 퀄컴의 3G칩(MSM6000 계열)이 브로드컴의 배터리 소모 방지 기술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10일 휴일에도 불구하고 전략기획팀과 법무팀, 미국 현지 법인과 변호사 등 담당자들과 경영진이 비상연락체계를 가동, 미국 무역위원회(ITC)의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퀄컴과 AT&T, 버라이즌 등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미 연방법원에 수입금지 결정 보류 가처분 신청을 내고 미국 행정부에 사안의 심각성을 설명, ITC 결정이 최종 승인이 되지 않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또 미국에 출하할 신제품들에 퀄컴이 공급한 대체 알고리듬을 적용,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기술력이 확보되면 퀄컴에 대체 칩을 발주할 예정이다.
그러나 브로드컴은 이번 기회에 연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키아·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과 함께 퀄컴과의 특허 분쟁에 전환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컴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특허권을 배타적으로 사용하려는 퀄컴의 비타협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해결의 키는 퀄컴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ITC의 결정에 대비해 대체 기술과 부품 등을 준비했으나, 아직 안정화가 되지 않아 신제품 개발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휴대폰 업체들이 퀄컴칩을 탑재해 지난해 미국에 공급한 3G 휴대폰은 총 1700만대로 전체 판매량의 10%에 달했으며, 올해는 그 비중을 2배로 올릴 예정이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