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과 브로드컴 두 회사간 특허분쟁의 불똥이 한국 휴대폰 제조사로 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은 사태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삼성과 LG에 케이스, 카메라모듈, 안테나 등을 공급하는 부품업체들은 향후 60일 내 원만한 타결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한편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정보파악에 나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특허 침해를 이유로 퀄컴 칩을 사용한 EV-DO 및 WCDMA 등 3세대(G) 신형 휴대폰 수입 금지 결정을 내리면서 200만화소 이상 메가픽셀 카메라모듈 등 고가폰용 부품 공급 기업들이 적잖이 당혹해 하고 있다.
현재까지 직접적인 영향이 없어 부품업체들은 무덤덤한 분위기지만, 이번 사태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부품 공급발주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오는 9월까지 향후 3개월 간 잠정 물량도 발주 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삼성 협력사 관계자 역시 “아주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미미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휴대폰 제조사 및 부품업체들의 2분기 매출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협상 타결 시점인 8월 6일까지 해결되지 않는다면 3분기 국내 휴대폰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고 전망한다.
김강오 대신증권 연구원은 “퀄컴과 브로드컴이 극적인 타결을 볼 가능성도 남아 있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3분기 이후 휴대폰 및 부품업체들에 적잖은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최종 판결을 지켜봐야 겠지만, 메가픽셀 카메라모듈 등 고가폰용 휴대폰 부품이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휴대폰 기업들의 주력 모델이 퀄컴의 EVDO 칩인 MSM5500 이상의 상위 시리즈 및 WCDMA(6250), HSDPA(6280) 등 차세대 칩세트를 채택한 모델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특허분쟁은 퀄컴의 3G칩(MSM6000 계열)이 브로드컴의 배터리 소모 방지 기술을 침해했다는 게 주 내용이다.
한편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이런 결정을 미 대통령에게 권고하게 되며, 미 대통령이 60일 이내에 승인하면 효력을 갖게 된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