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자존심을 꺾었다.
11일 파이낸셜타임즈(FT)는 20세기폭스사 등 할리우드의 주요 영화 배급업체들이 애플과 손잡고 본격적인 ‘온라인 주문형비디오(VoD)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완료, 올 가을께 서비스를 전격 개시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존 오프라인 배급망과 자사 콘텐츠 보호를 위해 그간 온라인 사업에 미온적이었던 이들 글로벌 영화배급 업계로서는 엄청난 변화라는 게 FT의 분석이다.
현재 애플과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 업체로는 20세기폭스사를 비롯, 소니픽처엔터테인먼트(SPE)·파라마운트·워너브러더스·디즈니·메트로골드윈매이어 등 매이저급 영화사가 총망라돼 있다.
이미 애플은 월트디즈니와 파라마운트를 통해 콘텐츠 소유 방식의 온라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할리우드는 ‘VOD 방식’을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일종의 렌털 형태인 VOD 서비스는 콘텐츠 소유 방식에 비해 현재 이들 영화배급 업체들이 운영 중인 DVD 판매사업에 비교적 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번 VOD 서비스는 지난달 30일 사용 기준으로 편당 2.99달러의 요금이 잠정 책정된 상태다. 물론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이 각 콘텐츠에 부착돼 1회에 한해 비디오 아이팟이나 아이폰 등 다른 단말기로의 이동 저장이 가능하다.
할리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케이블이나 위성방송, MS X박스 등을 통해서도 VOD 서비스가 일부 시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이 없다”며 “하지만 애플은 다르다. 누적대수만 1억대가 판매된 아이팟을 생산·판매하는 애플과의 결합은 영화 콘텐츠 시장서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