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IT 업계의 신규 채용전망에 벌써부터 적신호가 예상된다.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보다 신규·경력 채용 규모를 크게 줄일 움직임이어서 IT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000명 가량을 신규·경력직으로 채용한 LG전자(대표 남용)는 올해 인력을 대폭 축소한다는 방침아래 그동안 관례적으로 시행하던 신규·경력직 채용 관행을 원점에서 재검토중이다.
LG전자는 특히 남 부회장 취임이후 본사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큰 폭의 조직효율화 작업을 진행중인데다, 앞으로도 국내외 사업장 인력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어서 올해 채용규모는 더욱 불투명하다.
그러나 최고경영진 차원에서 경력직은 물론 신규 채용도 크게 줄인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근 남 부회장은 “지금 있는 사람도 남아돈다”면서 신규 채용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예년같으면 전체 채용인원의 30% 정도를 차지했던 경력직의 경우 올해는 더욱 줄인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솔직히 신규 채용을 비롯해 인사 기조도 아직 못잡고 있다”면서 “올해 신규 채용계획은 빨라야 다음달이나 돼야 확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지난해보다 신규·수시 채용규모가 대폭 감소할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매년 실적과 비례해 인력 채용규모를 정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총 4500명을 신규 채용했고, 이 가운데 약 20% 정도가 수시(경력) 채용이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9000억여원 규모였지만, 주력인 반도체 시황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올해는 이보다 크게 줄어든 5조원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게 최근 증권가의 예측이다.
이에 따라 실적과 비례관계로 볼때 올해 신규채용 규모는 많게는 30% 가까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솔직히 지금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채용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겠느냐”면서 “아직은 올해 전체 시황이나 실적을 예단하기 어려워 가을께나 가야 전체 채용 규모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턴십 프로그램은 계획대로 빠르면 이번주부터 실시한다. 상반기 인턴십의 경우 통상 인문계 대학생을 대상으로 200명 정도가 참여할 예정이며, 이들은 추후 정규사원 채용시 일정부분 가산점을 얻게 된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