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느 마을에 술을 잘 빚는 장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술을 먹어본 사람 가운데 술 빚는 재주를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항상 손님을 공손히 대접했으며 양을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팔았다. 최고라는 자부심도 생겼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 술은 오래 두면 시어진다. 빚은 지 오래 된 술은 버릴 수밖에 없다. 그는 시어진 술을 번번히 버리게 되면서 손님이 줄게 된 이유를 생각하게 됐다.
어느 날, 그는 해답을 찾기 위해 마을에서 지혜가 많다는 양천에게 가서 사정을 말하고 왜 그런지를 물었다. 양천은 그에게 “주막에 개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개가 사납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가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가서 개를 잘 살펴보고 사나우면 없애라”고 했다.
그가 의아해 하며 왜 그런지를 물었다. 양천은 빙그레 웃으며 “사람들이 두려워하기 때문이네. 만약 그 개가 자신한테 덤빌 거라고 생각해 보게. 그러면 술이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사람들이 오겠는가”고 답했다.
주막으로 돌아와 살펴보니 개는 과연 사나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키우는 개인지라 사납다는 생각을 못했으나 남들이 보면 분명 사나울 인상이었다. 개를 없애자 손님이 늘고 장사가 다시 잘 됐다.
중국 송대의 구맹주산(狗猛酒酸)이란 고사성어에 얽힌 일화다.
구맹주산은 말 그대로 사나운 개가 술을 시게 만든다는 뜻이다. 자신의 실력과 재주 이상으로 주변의 사람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정치가, 특히 위정자가 되려고 한다면 반드시 자신의 주변을 되돌아보는 주도면밀함이 필요하다. 혹시 내 주변에 나를 욕되게 하는 사람이 없는지, 사나운 ‘개’가 없는지 혹은 간신과 같은 사람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리더는 아무리 능력을 키우고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주변 사람이 그렇다면 오히려 현명한 사람이 오려는 것을 막거나 떠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주변의 사나운 사람을 멀리 하는 것, 내 마음 속에 도사린 사나운 개를 없애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혹시 내게도 그런 사나운 개가 없는지 이 아침, 다시 한번 주변을 살피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박승정 솔루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