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적용대상 넓히는 ECL제도 도입하자"

 신탁단체에 저작권을 위탁하지 않은 저작권자에 대해서도 저작권을 위탁한 경우와 동일하게 저작권 적용 관리대상으로 삼는 이른바 ‘확대된 집중관리제도’(ECL·Extended Collective License)의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기를 띠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음원산업계는 저작권자가 신탁단체 등에 저작권을 위탁해 관리하도록 하는 ‘집중관리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CL제도는 반드시 저작권을 신탁단체에 위탁하지 않은 권리자라도 ECL제도를 명시적으로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모든 권리자가 일정한 계약조건 하에서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는 온라인서비스사업자(OSP)가 일일이 저작권자와 저작물의 유통을 협상하기가 번거롭기 때문에 신탁단체와 OSP의 계약을 신탁단체 회원이 아닌 저작권자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ECL제도의 도입이 촉구됐다.

 문화관광부(장관 김종민)는 연초 업무계획 발표에서 노르웨이·덴마크 등 북유럽에서 활용 중인 ECL제도를 연내 도입 및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음원제작자협회(회장 이덕요)가 13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개최하는 ‘음반제작자의 권익확대와 온라인 유통안정성 확보를 위한 세미나’에서는 ECL제도 도입의 타당성과 도입 시 선결과제 등이 토론될 예정이다.

 오승정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세미나에 앞서 발제문에서 ‘ECL제도는 디지털 시대에 저작권을 가장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매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ECL제도의 도입 취지 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디지털 음악시장의 관행적 거래 질서 형성 △국내 저작물집중관리단체의 신뢰성 확보 등을 선결과제로 꼽았다.

 김준영 P2P네트워크협회장은 “선급금, 미니멈 개런티 등 시장질서를 저해하는 디지털 음악시장의 관행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기훈 와이더댄 이사는 “시장에서 우리나라 음악 저작물 집중 관리단체의 업무의 공정성과 합리성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라며 “ECL제도의 도입을 위해서는 집중 관리단체의 공정한 업무 집행에 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