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아태위성산업 류장수 사장

[이사람] 아태위성산업 류장수 사장

 세계 위성통신서비스 1위 기업인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의 수라야사. 자본금 규모만 1조원대가 넘는 중동의 대표 기업이 2003년 10월 한국의 한 중소벤처기업과 위성 휴대폰 공급 계약을 맺었다.

 국내에서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아태위성산업. 3년간 공급 규모는 위성 휴대폰 19만대, 금액으로는 무려 850억원 규모. 아태위성산업은 그 계약을 기반으로 지난해 380억원 매출에 이어 올해 550억원을 바라보는 알짜 중소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류장수 사장(55)은 당시 기적같은 일이었다고 회고한다. 수라야사는 위성 분야 대표적인 기업인 미국 휴스사를 대체할 공급선을 찾고 있었다. 당시 아태위성산업은 연구개발에 집중하느라 매출이 미미했다. 적자가 당연했다. 도대체 수라야사는 이태위성산업의 무엇을 본 것일까.

 기술력과 기업의 신뢰성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아태위성산업은 150여명 인력 가운데 기술자만 100명 이상이다. 위성 분야 최고 전문가 집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공우주연구원 출신으로 아리랑위성 1호 발사를 성공시킨 류 사장을 비롯해 현대전자 글로벌스타팀 등 한때 위성 프로젝트가 각광을 받을 때 잘나가던 전문가들만 모였다.

 류 사장은 당시 모토로라 이리듐 등 저궤도 위성 프로젝트는 실패했지만 정지궤도 위성은 반드시 성공한다고 확신했다고 한다. 관건은 3만6000km 떨어진 거리로 인해 전파가 약해지는 것을 어떻게 유지시키냐는 것. 암호화 등 여러가지 정보기술을 접목해 결국 성공해냈다. 2000년부터 3년간 원천기술 개발에 들어간 비용만도 400억원이다.

 류 사장은 위성서비스 예찬론자다. 전세계 어디서나 하나의 단말기로 로밍없이 이용할 수 있고 지진이나 태풍, 해일 등에도 안전하다. 비상통신에는 더할나위 없는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류 사장은 “핵전쟁이 일어나도 가입자가 단말기만 갖고 있으면 통신이 가능한 게 위성서비스”라며 “진정한 유비쿼터스 서비스가 바로 위성”이라고 말했다.

 류 사장은 내년이면 우리나라도 위성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수라야사가 10월께 D3 위성을 추가로 쏘아올리면 아시아 지역에서도 위성서비스가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한국 서비스를 아태위성산업이 맡기로 했다. 정통부 사업권 등의 행정적인 절차가 필요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봤다.

 류 사장은 CDMA와 결합한 위성폰 등 여러가지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지상에서 휴대폰과 경쟁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해양통신이나 산악지역 등을 위한 특화된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특히 지구에서 바다가 70%를 차지하는만큼 선박통신 시장의 잠재성은 크다는 판단이다. 앞으로는 홈네트워크 관제 서비스 쪽으로도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계획이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사진=박지호기자@전자신문, jiho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