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융합 시대를 맞아 콘텐츠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콘텐츠 산업계는 치열한 경쟁 시대를 맞고 있기도 합니다. 글로벌 자유무역시대를 맞아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의 분야에서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기업의 공세는 날로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콘텐츠 시장을 지키는 한편 세계를 향해 눈을 뜬 콘텐츠 산업의 첨병을 매주 소개합니다.
“중국 시장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중국을 이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거지요.”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지앤지엔터테인먼트(대표 정극포)는 요즘 중국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지앤지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중국 상하이 미디어그룹 산하의 모션매직디지털엔터테인먼트(대표 제이슨 수·MDS)와 400만달러의 3D 애니메이션 공동투자 및 제작을 계약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의 해외 합작이 증가하면서 한중 합작 자체도 더 이상 특별한 뉴스는 아니다.
하지만 정극포 지앤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번 합작을 통해 중국 시장을 장악할 유리한 기회를 확보하는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현재 중국은 강력한 자국 애니메이션 산업 보호 정책을 펼치고 있어 외국 애니메이션은 연간 1∼2편 정도만 방영되는 실정. 정사장은 공동제작 형태로 중국 시장에 진출,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전 세계 완구의 98%를 제작하는 완구 사업 등에서 유리한 진출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광고인 출신인 정사장은 비교적 단기간 내 빠른 성장에 이른 이 회사의 가속도를 살리면 한·중·일을 연계하는 콘텐츠 네트워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기획·제작력, 중국의 급속도로 성장하는 소비시장과 일본의 탄탄한 파이프 라인이라는 국가별 장점을 묶으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앤지엔터테인먼트는 일본 애니메이션 하청 제작을 시작으로 2000년 한국과 일본에 법인을 설립, ‘아톰’ ‘나그나로크’ ‘라라의 스타일기’ 등의 애니메이션을 합작 형태로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잔뼈가 굵어왔다.
2003년 아톰의 국내 사업권 확보, 2006년 인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모티브로 제작한 30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일본 수출 등 회사 설립 후 매년 20∼30%의 성장을 거듭해 올해 매출목표를 120억원으로 잡았다.
2D애니메이션 제작 위주였던 지앤지엔터테인먼트는 중국 MDS와 공동제작하는 3D 애니메이션 ‘꼬마신선 타오’를 시작으로 이젠 제법 알려진 회사가 됐다.
지앤지는 요즘 3D 애니메이션 제작 역량 강화에 빠져 있다. 최근 경기도 용인에 있는 테마파크에 전시할 6분짜리 4D 영상물 제작도 크게 보면 3D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을 쌓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인재를 회사 발전의 핵심 역량으로 꼽고 있는 이 회사는 최근 프리 프로덕션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시나리오, 스토리보드 작성 등 프리 프로덕션을 주로 하는 일본 내 자회사 지앤지디렉션에 해마다 5∼6명의 직원을 보내 교육을 시키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일이야 말로 애니메이션 업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는 정사장은 애니메이션업계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업계간 통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