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運)’. 기업가들을 만나면 이른바 ‘운’이 안 따라줘서 비즈니스가 힘들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바꿔 말하면 ‘운만 좀 따라줬으면 사업이 대박났을 텐데 그게 안 따라줘서 안 됐다’는 변명 아닌 변명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벤처사업가로 널리 알려졌으며 벤처1000억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변대규 휴맥스 사장은 13일 열린 ‘2007년 벤처1000억클럽 행사’에서 ‘운’과 관련한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소개하며 벤처기업이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을 것’, 둘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것’ 그리고 셋째 ‘운이 따라야 한다’ 세 가지를 들었다. 그러면서 변 사장은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어떻게든 노력을 하면 해결할 수 있지만 운의 경우 알다시피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그러나 기업가는 운이 나쁠 때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사업을 시작할 때 ‘만약 운이 나쁘더라도 견뎌낼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을 정리하면 시장의 흐름을 읽고 그 흐름에 맞춰 개시한 사업에 역량이 보태진다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비무환의 자세를 주문한 듯하다.
벤처기업가를 만나면 솔직히 ‘운명’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벤처라는 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단기간에 튀는 기술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고위험 고수익(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모든 일에는 ‘만약’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들어 정부 정책에 불만을 토로하는 기업인이 많다. 환율·원자재 등 좋지 않은 환경을 탓하는 사업가도 부지기수다. 충분히 이유가 된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 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변 사장이 지적한 것처럼 이 같은 ‘불운’까지 예상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김준배기자·정책팀@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