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뉴스에 빠짐없이 나오는 소식이 있다. 새벽에 마감한 전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증시 결과다. 미국 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주요 증시가 미국 주가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렇다면 개별 업종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까.
본지가 증권선물거래소 협조로 지난 5월 이후 이달 13일까지 29거래일 동안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다우인터넷지수에 우리나라의 관련 대표 종목인 하이닉스반도체와 NHN의 주가흐름을 비교한 결과,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미국 지수를 보고 데이트레이딩(단타매매)을 한 결과는 매우 처참하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미국지수가 상승 마감한 다음 날, 시가(거래 시작가)에 매수해서 종가(거래 마감가)에 매도한 것을 전제로 계산했다. 참고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 기간 13거래일 상승했으며, 인터넷지수는 17거래일 올랐다.
조사 결과 하이닉스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상승한 13거래일 동안 단 2일만 상승했고 하루는 보합, 나머지 10일은 시가에 비해 종가가 낮았다. 이 거래 기간 등락률을 합한 수익률은 -6.84%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수익률 합인 11.74%에 비해 크게 낮았다.
NHN에 대한 결과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우인터넷지수가 상승한 다음날 NHN의 주가 흐름은 9거래일만 상승했을뿐 하루 보합 그리고 7거래일은 빠졌다.
17거래일 동안 시가에 사서 종가에 팔았다면 800원을 버는데 그쳤다. NHN은 5월2일 14만8500원에서 6월13일 16만8200원으로 1만9700원(13.3%)이나 급증했다.
이처럼 동조화가 나타나지 않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대표 종목들의 경우 이미 충분히 알려져 있어, 독립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터넷 담당의 황승택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들이 NHN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때만 해도 구글·야후 등 미국 인터넷업체의 주가 흐름에 따라 투자를 하곤 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일정부문 동조화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필라델피아 지수가 주로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주가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며 주식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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