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애플 아이폰에 맞서 ‘국제 연합군’이 결성됐다.
노키아·삼성전자 등 세계 4대 휴대폰 제조업체는 유니버설뮤직·소니BMG 등 4개 메이저 음반사와 공동으로 휴대폰 음악서비스인 ‘뮤직스테이션’ 서비스를 이달 전격 시행하기로 했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연합전선에 참여하는 업체는 보다폰·텔레노 등 30개 이동통신사와 이번 서비스 운용업체인 옴니폰을 포함, 총 39개사. 여기에 중소 독립 음반사까지 합치면 40여개사로 늘어날 전망이다.
첫 서비스는 스칸디나비아 지역 최대 이통사인 텔레노를 통해 스웨덴 시장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특히 이번 서비스는 오는 29일 아이폰 출시 직전에 맞춰 시행될 예정으로 유럽·아시아 시장에 초점을 맞춰 저가·정액제로 서비스된다.
뮤직스테이션 운용업체인 영국의 옴니폰에 따르면, 1주일에 2.99유로만 내면 원하는 음악을 휴대폰에 무제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뮤직스테이션에는 현재 총 100만곡이 있다. 음악 감상과 휴대폰 저장만 가능하다. CD굽기나 인터넷 등을 통한 공유는 불가능하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뉴스의 눈
이번 뮤직스테이션 서비스의 전격 시행은 애플에 대한 대항마 성격이 강하다.
특히 서비스 시행일을 이달 29일 이전으로 못박은 것은 아이폰에 대한 일종의 초기 기선제압의 성격이 강하다. 옴니폰의 롭 루이스 사장은 “(미국 시장은 모르겠지만) 유럽·아시아 고객은 아이폰이 이 지역에 상륙하기도 전에 우리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애플에 대한 견제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휴대폰 제조업체는 물론이고 음반사나 이통사가 애플의 아이폰에 대해 갖고 있는 ‘두려움’은 역시 ‘음악 서비스’다. 아이팟과 아이튠스를 통해 입증된 애플의 강력한 뮤직 서비스는 오히려 이들의 결속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노키아 등 휴대폰 제조업체는 뮤직스테이션에 접속할 수 있는 관련 솔루션을 원천 내장, 관련 제품을 출고한다. 유니버설뮤직 등 음반사는 여기에 음원 등 콘텐츠를 제공한다. 옴니폰은 뮤직스테이션 운용을 총괄 대행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현지 이통사의 요청에 따라 뮤직스테이션 접속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휴대폰(모델명 Z240)을 텔레노 측에 신규 납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FT에 따르면 휴대폰으로 음악을 구매하는 유럽 고객은 1년에 평균 6개의 곡을 산다. 곡당 다운로드 비용으로 평균 1.48유로를 기꺼이 지불한다. 따라서 노키아·보다폰 등 유럽계 업체로서는 자신의 안방을 미국의 애플에 절대 뺏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음반사 역시 애플의 아이튠스로 집중되는 음악·동영상 콘텐츠 쏠림 현상을 이번 뮤직스테이션 서비스를 통해 견제하겠다는 전략이다.
뮤직스테이션 접속이 가능한 휴대폰의 향후 1년 내 예상 판매량은 약 1억대 규모. 이는 내년에 1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에 비해 10배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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