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얼라이언스, 다양한 의견 수렴을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인 위피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통사, 휴대폰 제조사, 솔루션 업체가 공동 출자해 위피얼라이언스를 설립하는 방안이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는 모양이다. 위피얼라이언스 설립을 통해 플랫폼 개발을 독점적으로 추진하면 국산 플랫폼 간 호환성이 높아지고 표준 개발도 지금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라는 논리다. 정보통신부가 업계에 위피 활성화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검토해 볼 것을 제안했다고 하는데 다소 논란이 있는 것 같다.

 플랫폼 간 비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고 표준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위피얼라이언스를 설립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무시한 채 한국 향 플랫폼 전략만을 우선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위피얼라이언스로 표준 호환성을 높일 경우 플랫폼의 하향 평준화가 우려된다는 주장도 있다.

 위피얼라이언스 설립 방안이 나온 근본적인 이유는 이통사와 위피 솔루션 업체들이 다양한 위피 솔루션을 내놓으면서 위피 솔루션 간 호환성이 떨어지고 표준화 작업도 지체되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위피 플랫폼을 노키아의 심비안, 퀄컴의 브루 등에 맞설 세계 3대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위피얼라인스의 설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 측의 시각인 것 같다. 정통부는 2010년까지 위피 표준 100% 준수, 5개국 이상 수출 성과 달성, 콘텐츠 호환성 90% 이상 달성 등 세부 목표까지 제시해놓고 있다. 따라서 위피얼라이언스의 설립은 이 같은 정통부의 위피 육성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피얼라이언스 설립 방안에 이통사, 솔루션 업체, 콘텐츠 업계의 상당수가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시장의 추세와 어긋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피얼라이언스의 설립이 당위성이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독자적으로 위피 솔루션을 개발하고 지원해온 솔루션 업체나 이통업체에 너무 심한 압박감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정부 측은 업계 자율적으로 판단해 위피얼라이언스 설립의 타당성을 검토해볼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통사별로 솔루션 파트너들을 두고 경쟁력을 키워온 마당에 이를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을 의식해 업계의 자율을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신속한 위피 표준화, 효율적인 라이선스 관리, 해외 마케팅 효과 제고 등을 위해 위피얼라이언스 설립을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위피얼라이언스 설립에 관한 보다 신중한 검토와 업계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다양한 의견 수렴과정을 통해 이 문제를 무리없이 처리해야 한다.

 위피얼라이언스 설립 방안은 물론이고 다른 방안은 없는지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위피 솔루션 업체 간에 M&A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그동안 위피 솔루션 업체들이 다수 생겼으나 영세성을 면치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자율적인 M&A를 유도한다면 위피의 보급이 좀더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표준화의 논리와 시장의 논리 어느 한쪽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충분한 의견 수렴과정을 통해 위피얼라이언스 설립방안이 논의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