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형 개미, 증시 주도세력으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개인투자자 1억원 이상 대량주문 상위 종목

 ‘이건 개미도 아니고, 코끼리도 아니여.’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에 비해 적은 규모의 주식매매를 반복하는 박리다매형 개인투자자를 칭하는 ‘개미’. 하지만 코스피지수 1800을 돌파한 2007년 6월의 개미는 더이상 과거의 개미가 아니다.

 한화증권의 이영곤 책임연구원은 “시장이 좋아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예전에 비해 △자금력 △기업분석 능력 △시장을 보는 안목 등을 갖춘 개인투자자가 증가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개미=1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내는 일평균 주문건수는 6월 현재 184만건으로 지난 1월 70만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전체 주문건수 중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월 59.02%에서 3월 65.6%로 높아진데 이어 6월에는 76.85%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체 거래대금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6월 현재 60.73%로 지난 1월 40.71%에 비해 20%p 이상 높아졌다.

 ◇몸집 키운 개미=박리다매를 일삼는 개미에 어울리지 않게 한번에 1억원 이상 주문을 내는 ‘큰손’들도 증가했다.

 개인투자자의 1억원 이상 대량주문건수는 지난 1월 일평균 4390건에서 6월에는 1만8908건으로 네 배 이상 급증했다. 개인투자자의 대량주문건수는 지난 3월까지만해도 일평균 4000∼5000건 내외였으나 코스피지수 1500선을 넘어선 4월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1억원 이상 주문을 낸 개인투자자가 주로 매매한 종목은 하이닉스·삼성전자·현대증권·대우증권·삼성중공업 등이었다.

 ◇슈퍼마켓처럼 흔해진 ‘슈퍼개미’=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큰손들이 속속 증시에 진입하면서 특정기업의 지분을 대량 취득, 인수합병(M&A) 및 경영참여를 시도하는 ‘슈퍼개미’도 늘어났다.

 지난달 부산의 기업가로 알려진 손모씨가 탑엔지니어링 주식 81만1859주(5.45%)를 경영참여 목적으로 취득했으며 지난 4월에는 전업투자자 김모씨가 대동금속 주식 3만427주(6.34%)를 사들여 화제를 모았다.

 이들 슈퍼개미는 인수 의사를 표시하거나 잘못된 회사 경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식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투자차익을 올리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미니기사>

○파란눈 개미도 증가세…증시가 활황세를 이어가자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도 잇따라 증권사 객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이 개설한 국내 증권사 계좌 수는 올 초 3만8456개에서 18일 현재 4만2829개로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