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에서 가점을 준다고 하네요. 요즘 공무원 시험은 100점 맞고도 떨어진다는 말이 있을 만큼 가점이 중요하잖아요.”
“병역특례를 하기 위해서는 기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니까요.”
“지금 갖고 있는 자격증은 회사에 처음 입사하려고 따놓은 것이구요, 이제 한 분야에서 능력있다 소리 들으려면 국제 자격증에 도전해야죠.”
소프트웨어(SW) 개발자가 말하는 자격증 취득의 목적이다.
개발자들은 국가·민간 자격증을 대부분 취업 용도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좀 더 난이도 있는 자격증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제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W 개발자와 채용자가 생각하는 SW 자격시험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전자신문과 한국소프트웨어기술진흥협회가 51개 SW 업체에 근무하는 개발자와 채용자들을 대상으로 SW 자격증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펼쳤다.
◇검증제도 활용의 현주소=자격증은 취업용이라는 공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개발자의 자격증은 주로 취업을 위한 수단(67.3%)으로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취득 목적을 보면 취업이 35.4%였으며, 자기개발 및 만족을 위한 취득이 60.4%(29명)로 대부분 단순 취업과 자기 만족에 목적이 국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비해 회사 내의 인사고과 반영 및 인센티브 취득을 위한 목적이나 업무 처리 및 대외 자격요건 충족을 위해서 자격증을 획득하는 사람은 고작 4.2% 밖에 없어 개발자들은 자격증이 취업 이외의 실제 업무에서는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격증 취득기간에 대해서는 SW기업 종사자들은 평균적으로 3개월이면 필요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고 생각(58.7%)하고 있었으며, 늦어도 6개월 이내(41.3%)에는 자신이 원하는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자격인증제도의 낮은 난이도와 기출문제의 암기를 통한 자격 습득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SW기술자들에게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격증에 대한 만족도=그렇다면 사람들은 자격증 소지자에 대해 기술 보유능력을 얼마만큼 인정하고 있을까.
보유능력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긍정적으로 자격보유를 인정한다는 대답은 고작 20.0%에 그쳐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대답(46.0%)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존의 자격인증제도가 실제적인 보유 기술 능력의 자격평가 제도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격증 취득이 취업 및 이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49%로, 그렇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13.8%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기업의 인사 채용 담당자 중 일부만이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 담당자와 CEO의 37.8%만이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채용한다는 대답을 했으며, 30.2%는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는 부정의 표현을, 31.2%는 중립 의견을 나타냈다.
기존 SW관련 자격증들이 수행 업무 분야의 경력관리를 위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중 8%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또한 자격 인증을 획득해도 업무에 어떤 혜택도 없다는 답변이 42.1%로 나타나 자격증이 큰 도움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 설문 응답자는 “자격증 소유자이지만 실무 경험이 없는 사람이 너무 많아 자격증을 능력 평가기준으로 삼기 힘들다”라며 “자격증 시험이 실제 업무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참고용 자료로만 사용할 뿐 실력 보증서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시험제도가 필요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SW 개발자들은 여전히 SW관련 기술분야의 계속적인 자격인증이 필요하다고 대답해 이들의 요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SW개발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DB관련 기술에 대한 자격인증과 전산시스템 관리에 자격취득 욕구가 강한 것으로 조사돼, 이를 바탕으로 SW개발 기술뿐 아니라 관련 DB, 전산시스템 관리 및 개발에 관한 종합적인 자격인증 제도의 서비스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설문 응답자들은 주관식 답변을 통해 앞으로 시행되는 시험제도에 대해 바라는 점도 털어놨다.
덤프(문제 은행 출제로 인한 간접 문제유출)로 자격증 학습이 가능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며, 자격증 취득을 어렵게 하고 취득 후에는 자격에 대한 인정과 보상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적인 관련 분야에 맞는 자격인증 제도로 분야별로 나누어 실시하여야 한다는 의견, 자동차 운전면허처럼 관련업무에 대해 일정기간 연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 정보처리 관련 자격증이 자격 유무만을 확인하는 형식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자격증을 획득한 것에 대해 객관적인 차이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유지 관리가 시급하다는 의견 등도 제시됐다.
이에 대해 윤태권 한국소프트웨어기술진흥협회 사무국장은 “자격증 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격증 하나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암기위주의 자격증 시험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능력을 평가해 줄 시험이 되도록 TOSTEC 시험 제도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기고: SW 개발 운영 종합평가 TOSTEC 공신력에 기대
-강관식 아토정보기술 사장
요즘 가수 싸이의 병역특례 문제가 연예계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싸이가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 획득에 따라 자격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싸이의 프로그램 개발 능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싸이에 대한 재복무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내 SW 산업에서 보면, 자격증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SW기술 특성상 기술의 변동주기는 매우 빠르게 변화되고 있으나, 대학과 학원의 교육 한계로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 부족을 하소연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은 자체적으로 필요 SW기술 교육을 운영하거나, 위탁교육을 실시하여 SW기술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인정하는 자격인증 제도일 것이다. 하지만 국내의 자격인증 제도는 기업에서 가지고 있는 현실적 문제점을 해결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 예로 첫째, 기존 자격증의 대상이 현장에 필요한 SW기술인력이 아닌 취업생 위주로 이루어진 것이다.
둘째, 자격 평가에 있어 SW개발 현장의 평가가 아닌 자격 취득을 위한 단순 암기 및 출제문제 풀이로 자격 취득이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한국SW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국내 SW기술의 관련 자격증은 115개에 달하지만 이들 자격증은 단편적 기술력만은 검증해 문제가 있다. 실제 프로젝트의 경우 HW, SW, DB 등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능력을 필요로 하지만 기존 자격증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SW산업 현장의 현황을 반영한 탄력적이고 종합적인 평가 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기업의 기대에 부응한 소프트웨어프로젝트수행능력검정시험(TOSTEC;Test of Software Technology Competency) 평가 제도의 실시는 국내 SW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TOSTEC은 기술 단편적인 자격증 제도가 아닌 소프트웨어 개발 및 시스템 운영 능력에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다. 또한 각 출제 문제는 실제 SW개발 현장의 전문가에 의해 기업에서 적용되는 실무 기술을 중심으로 방법론, 프로그래밍, 설계, OS, 플랫폼, DB, 네트워크 등 SW 개발과 운영에 관련된 문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평가 방식은 인력 기술력 측정에 있어 국내 SW기업이 느끼는 어려움을 해결할 방안이라는 점에서 SW기업을 이끌고 있는 당사자로써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국내의 SW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와 기관, 기업의 여러 전문가들이 오늘도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앞서 말한 국내 SW자격증에 대한 문제점들도 향후, 점층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리라 본다. 이러한 많은 노력들로 하여금 싸이처럼 국가 자격인증자가 실제 활용 가능한 기술력이 없다는 아픈 뉴스가 다시는 들리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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