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다음달부터 그룹 내 전 계열사의 소모성자재(MRO)를 아이마켓코리아를 통해 조달한다.
CJ그룹은 오는 7월 2일부터 조달업무 효율화 및 비용절감을 위해 11개 주력 계열사의 MRO를 일괄 통합 구매하기로 하고, 국내 최대 e마켓 가운데 하나인 아이마켓코리아(대표 현만영)를 구매대행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CJ는 지난 8개월 가까이 전담팀을 구성해 준비해왔으며, 1차 대상으로 11개 주력 계열사부터 e마켓 통합구매대행을 도입한 뒤 64개 전계열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 온라인 e마켓플레이스가 등장한 뒤 주주사로 참여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온라인 e마켓을 이용한 적은 있지만 CJ처럼 비주주 관계인 그룹사가 대규모 조달물량을 외부 e마켓에 위탁 운영하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아이마켓코리아의 270여개 고객사 가운데 한화그룹도 비주주 관계지만 현재 일부 계열사에 그치고 있다.
이창헌 CJ 전략구매팀 파트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구매조달 업무 혁신은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였다”면서 “당장 비용절감 효과도 크지만 무엇보다 각 계열사에 산재한 조달업무를 대폭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CJ가 1단계로 추진하는 11개 계열사의 MRO 구매대행 규모만 연간 5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한해 15%가량의 비용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또 그동안 1200여개에 달하던 MRO 납품 협력사 관리도 아이마켓코리아로 단일화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은 한층 증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CJ그룹과 아이마켓코리아는 다음달 2일 온라인 통합구매 개통을 위해 현재 시스템 연동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며, 구매대상 품목의 범위 및 금액을 놓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CJ그룹이 아이마켓코리아를 통해 구매대행에 나섬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조달관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등 선진 기업이 전체 MRO 조달규모에서 20% 가까운 물량을 온라인 e마켓에 위탁 운영하는 것과 달리, 연간 20조여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MRO 시장에서는 온라인 e마켓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안팎에 그치는 실정이다. 또한 이번 CJ그룹의 e마켓 참여로 우리나라 e마켓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마켓코리아 관계자는 “MRO e마켓 시장이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비주주 대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올해 e마켓 사업자 모두가 안고 있는 최대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e마켓 사업자 가운데는 LG그룹 계열의 서브원이 1조500억원의 매출로 1위를 기록했으며, 삼성 계열의 아이마켓코리아는 9500억여원으로 뒤를 쫓고 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