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다음의 공수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www.daum.net)에 들어가 다운로드게임을 클릭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비스메뉴 맨 아래쪽에 있던 다운로드게임이 맨 위쪽으로 자리를 옮긴 탓에 서비스를 재개했다고 순간 판단했다. 물론 거기에는 ‘4월 19일 다운로드게임 임시정지에 따라 사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로 시작되는 그때 그 공지 내용이 그대로 노출됐다.

 그 일이 발생한 지도 19일로 두 달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2005년부터 미국 게임유통회사 오베론미디어와 제휴해 포털 다음의 다운로드게임에서 캐주얼 게임 300여종을 2년간 유료로 불법서비스해 온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 4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본지 4월 26일자 1면 참조> 하지만 다음의 사후 조치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서비스 중단 이후 별도 사전 공지 없이 다운로드게임을 클릭하면 비로소 해당서비스의 중단을 알리는 공지내용이 뜨도록 한 게 조치의 전부였다. 다음은 “게임물등급위원회와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빠른 서비스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차후 등급심의가 이루어지는 일부 게임부터 우선 서비스할 예정이며, 보다 안정적이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거듭할 것을 약속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아직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게임위에 알아본 결과 다음은 서비스 재개를 위한 단 한건의 게임물에 대한 심의도 신청한 바 없었다. 어떤 협의를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제휴사인 오베론 측도 다음의 심의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다음이 ‘팽(烹)’ 당한 것일까?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타고 다음은 시가총액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시가총액 8조원을 돌파한 NHN을 볼 때 갈 길이 멀다. 수익률도 더 높일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몇천만원의 심의수수료 부담과 서비스를 할수록 손해라는 점을 들어 두 달째 ‘모르쇠’로 일관하는 처사는 아무리 봐도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의 태도는 아닌 것 같다. 김종윤기자<콘텐츠팀>@전자신문, j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