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롱뽀롱 뽀로로’ ‘선물공룡 디보’ 등 두 편의 TV 애니메이션을 연이어 성공시켜 널리 알려진 애니메이션 회사 오콘(대표 김일호). 이 회사는 지난해 골드만삭스로부터 1000만달러의 지분투자를 받으면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
흔히 ‘뽀롱뽀롱 뽀로로’가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 일반인들은 오콘의 다른 좋은 작품의 면면을 놓치기 쉽다. 선물공룡 디보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오콘은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디보’의 컨셉트를 잡는 데만 2년 가까이 시간을 들였다. LA에서 프리 프로덕션을 진행하며 제작 전부터 세계 시장공략을 노린 기획을 했다.
그 결과 스칸디나비아, 베네룩스3국, 프랑스 등의 국가와 작품 수출 계약을 하는 성과를 올렸다.
오콘의 ‘선물공룡 디보’는 애니메이션 자체뿐만 아니라 부가 사업 분야에서도 결실을 내는 효자로 떠올랐다.
신현덕 홈엔터테인먼트 사업팀 차장은 “과거에는 콘텐츠만 잘 만들었으면 됐는데 이제는 상품화 전략도 민감하게 가져가야 한다”며 “여태까지 애니메이션 업계가 다뤄보려 했지만 안 해본 여러가지 시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어유치원 워릭, 독서논술학원 이안서가 등 교육관련 쪽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출판물과 영상물을 연계한 인터랙션 북 개발 등이 그 예다.
김일호 사장은 “상품화 전략에서도 단순히 애니메이션을 부가 상품을 만드는 소스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려고 한다”고 밝혔다.
오콘은 애니메이션 기반의 관련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 기존에 외주제작에 의존해 오던 시각효과(VFX) 부문을 자사의 애니메이션 관련 영상물 제작으로 돌렸다.
향후 계획에 대해 김 사장은 “꿈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국내가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오콘만의 크리에이티브로 제대로 잘 만드는 스튜디오라는 인정을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뽀롱뽀롱 뽀로로’와 ‘선물공룡 디보’에서 보여준 성공이 ‘이니스쿨 섬’까지 연결된다면 그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을 듯 싶다.
정직원 90명 규모의 이 회사는 이미 3년 전부터 주 5일제와 오전 9시 작업 시작을 실시하고 있다. 처음엔 올빼미 생활이 몸에 밴 감독들의 반발등 오후 작업에 길들여진 습관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 전직원이 회사에서 준비한 토스트로 아침을 시작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크리에이티브 회사는 쥐어짜는 강도와 휴식이 균형을 이뤄야 하죠.”
김일호 사장은 “외국 방식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나은 창의력을 위한 밸런스를 만드는 것 뿐”이라고 설명한다. ”
1996년 설립해 지난 10월로 창립 만 10년째를 맞은 오콘. 당분간은 ‘선물공룡 디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미 여러편의 작품을 내놓은 욕심장이다. 이미 아일랜드, 룩셈부르크와 합작한 ‘이니스쿨 섬’의 제작을 마치고, 선보일 날짜를 손꼽고 있을 정도다.
김일호 사장은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괜찮은 애니메이션 3편만 제작한다면 한국 애니메이션도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