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 `칩 전쟁`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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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터가 더 밝고, 작고, 싸졌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엡손이 이끄는 LCD 프로젝터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으나 올해부터 100% 디지털화와 소형화가 가능한 DLP 프로젝터가 급성장 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이 같은 이유는 미국 반도체 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개발한 DLP의 핵심칩인 DMD라는 반도체 칩이 엮어내는 디지털 영상기술 때문이다.

◇초소형화냐 밝기냐=DLP 프로젝터의 핵심은 DMD칩이다. LCD 프로젝터의 핵심 칩인 LCD패널보다 발열량이 적고 반사방식이기 때문에 10만시간이라는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 DLP 진영는 옵토마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샤프와 미쓰비시가 DLP를 선언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엘라이 장 옵토마 한국 영업담당 디렉터는 “시장 수요와 비례해 DMD칩의 공급량 문제도 해결돼 LCD와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며 “DMD칩이 LCD패널보다 크기가 훨씬 작기때문에 프로젝터 디자인과 초경량화에 있어 경쟁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젊은이들이 많이 찾고 있는 DVD룸의 경우 90% 이상이 DLP 프로젝터 제품이 공급되어 있으며 세계 프로젝터 시장에서는 이미 DLP가 5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엡손을 비롯한 소니, 히타치 등 프로젝터 시장의 터줏대감격인 LCD 진영은 지난해 7월 일본에서 발표한 새로운 밝기 표준인 ‘컬러 루미넌스’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LCD 진영은 DLP 프로젝터가 표시할 수 있는 색의 최대치는 12∼13% 정도로 LCD 모니터에서 정상적으로 확인한 32비트의 컬러가 표시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흰색을 제외한 나머지 색들은 구조적으로 표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가격도 ‘고만고만’=12만대 규모의 국내 프로젝터 시장에서 양 진영간의 가격경쟁은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보급형 100만원대에서부터 프리미엄급 500만원대 이상의 제품까지 가격차이는 거의 없다. 특히 DMD칩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TI가 칩세트 가격을 대폭 인하해 오히려 DLP가 LCD의 가격보다 저렴한 제품도 등장했다. 이에따라 DLP진영은 국내 시장에서 마케팅 등 영업을 강화하고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꾀하고 있다.

LCD 진영은 이러한 DLP 진영의 공세에 밝기와 화질, 기능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쌓아온 안정성을 바탕으로 공공조달 및 교육 시장에서의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서치헌 엡손코리아 부장은 “DLP 프로젝터는 개발이 쉽고 시장 진입이 쉬운 강점이 있다”며 “경쟁사 제품을 집중 분석해 3LCD의 강점을 접목시킨 뛰어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