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셋톱박스 시장에서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개인영상저장장치(PVR) 일체형 셋톱박스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디지털방송 환경이 확산되면서 방송수신 기능은 기본이고, 고화질(HD) 방송을 동시 수신하거나 녹화·저장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 국내 주요 셋톱박스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급 제품인 PVR 일체형 셋톱박스의 판매 비중도 연간 40%선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휴맥스(대표 변대규 www.humaxdigital.com)는 최근 ‘파이어니어’사와 공동으로 일본 케이블 방송사업자들에게 연간 1000만달러 규모의 외장형 개인영상저장장치(PVR) 케이블 셋톱박스를 하반기부터 공급키로 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독일 최대 위성방송사업자인 ‘프리미에르’에 3000만달러 상당의 셋톱박스 복합형 PVR를 납품했으며, 올 2분기부터는 태국 PVR 셋톱박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특히 지난 2003년 처음 PVR 일체형 셋톱박스를 공급한 영국 시장에서는 3년만인 지난해 기준 현지 PVR 제품 가운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덕분에 휴맥스는 이미 전체 셋톱박스 매출 가운데 PVR 겸용 제품 비중이 38%선으로 올라섰고, 연말까지는 40%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2005년 상반기부터 VoD기능이 구현되는 160기가 바이트의 셋톱박스 복합형 PVR 제품도 공급 중에 있다.
토필드(대표 이용철 www.topfield.co.kr)는 지난해 이미 전체 셋톱박스 수출 규모 가운데 PVR 일체형 제품 판매비중이 35%를 기록한뒤, 올 들어서는 40%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유럽 디지털 방송시장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토필드 김명찬 팀장은 “유럽 선진시장을 위주로 고화질 방송을 여러개 녹화하면서 시청도 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PVR 일체형 셋톱박스가 향후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가온미디어(대표 임화섭 www.kaonmedia.com)도 지난해까지 전체 셋톱박스 매출 비중의 10% 정도에 머물렀던 PVR 일체형 제품이 지난 1분기에는 16%까지 올라왔다. 올해말까지는 3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 정원용 팀장은 “디지털 셋톱박스가 갈수록 다양한 기능들을 수용하면서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를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업체들이 선보여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PVR 일체형 셋톱박스는 대체로 외장형 제품에 하드디스크 용량 160GB에 달하는 최신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