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의 3세대(G) 휴대폰 재판매 사업 진출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제휴선인 KTF측으로부터 계약 조건을 제시받았지만 3G 재판매 물량을 연간 얼마나 가져갈지, 소요 자금은 어떻게 확보할지, 사업진입 변수를 어떻게 해결할 지를 놓고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하나로측은 “3G 재판매 진출 의지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나 여러가지 난제를 풀기 쉽지 않은데다 KTF와의 전산연동에도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어 3G 재판매 진입 시기는 연말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업계는 관측했다.
◇공 넘겨받은 하나로=두 회사의 실무 협상은 거의 마무리됐다. 하나로측에 제공할 수 있는 망이용대가를 비롯, 통화량에 따른 재판매 이용요금 할인요율 등 세부 조건을 제시했다. 전산연동 등 재판매 계약을 전제로 진행할 세부협상만 남았으나 향후 진행은 하나로의 선택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KTF의 고위관계자는 “재판매 계약과 관련된 큰 줄기의 협상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며 “하나로가 이를 토대로 사업진출 여부를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재판매 진출 부담 만만찮네=재판매사업은 휴대폰이나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이미 도입한 가상이동망사업자(MVNO)와 유사하다. 휴대폰 구매, 재고 관리, 보조금 운영, 요금제 설계 등 이통사 못지 않는 전략과 자금이 필요하다. 국내 대표적인 재판매 사업자인 KT는 연간 140∼15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한다. 대당 평균 원가를 30만원으로 계산할 때, 휴대폰 매출만 연간 4000억원 이상이다. 하나로가 재판매를 시작하려면 최소한 단말 1∼2종에 각 2∼3만대씩 구매하려 해도 100억 이상 소요된다. 이통사와 보조금 경쟁까지 하려면 자금 부담은 더 늘어난다. KTF는 재판매 사업자 가입자들의 통화량에 따라 망이용대가를 할인해준다. 이미 28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KT와의 결합상품 경쟁에서 하나로가 나름 의미있는 조건을 확보하려면 연간 30만대를 달성해야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재판매 진입을 앞두고 하나로의 고민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진출시기는 연말 이후=재판매를 하려면 KTF와의 전산도 연동해야 한다. KT에서 쓰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만도 6개월 이상 걸린다. 하나로가 독자 시스템을 개발하려면 1년이 걸릴 수 있다. 하나로의 재판매 진출 시기는 일러야 연말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하나로측은 보조금이나 유통망 경쟁에서 기존 이통사나 KT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요금제가 대안이다. 기존 초고속인터넷, 음성전화, TV포털 등을 결합한 ‘하나세트’와 연계해 요금할인 효과를 누릴 상품 개발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됐다.
하나로의 관계자는 “재판매 사업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이후에 진출한다는 게 원칙이라 진입 시기는 연말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