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크리에이터](3)학산문화사

황경태 학산문화사 대표가 작가들과 함께 신간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다.
황경태 학산문화사 대표가 작가들과 함께 신간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다.

학산문화사는 굳이 표현하자면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만화 및 소설 출판물과 독창적인 만화서점 등의 기반으로 갖고 있는 문화게릴라다.

 이 회사는 작년에 ‘신의 물방울’이라는 일본만화가의 원작을 번역출판해서 베스트셀러에 올린데 이어 코믹커즐이라는 독창적 만화서점이자 문화공간을 만들어 화제를 불러 모았다. 게다가 여성들을 위한 로맨스 소설 브랜드인 ‘여우비’에서 최근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 ‘경성 스캔들’의 인기에 힘입은 원작 소설이 인기몰이를 하며 베스트셀러에 진입하기에 이르렀다.

 독자를 위한 최고의 만화책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13년째 국내외 만화 소개와 실력있는 작가 발굴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학산문화사.

 이 회사는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지 못했던 ‘신의 물방울’을 번역 출판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최근엔 ‘신의 물방울’ 100만부를 돌파한데 이어 장기적으로 1000만권 발간까지 목표로 할 정도로 고무돼 있다. 지금은 한국의 인기를 업고 일본에서도 ‘신의 물방울’ 열풍이 불었다고 한다.

 황경태 학산문화사 대표는 ‘신의 물방울’의 히트 비결에 대해 “와인 붐과 함께 우연히 타이밍이 맞아 떨어져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항상 앞서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국내만화 육성과 일본 만화시장을 벤치마킹하고 독자의 성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온 황 대표의 치밀한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만화를 전 세계 20여개국에 수출해 널리 알리고 있으며, 격주 만화잡지 ‘찬스’ ‘부킹’ ‘파티’등 3종을 발행하면서 터득한 시장감각과 눈썰미가 성공의 배경이었던 셈이다. 이곳에서 데뷔한 만화작가 6∼7명이 해외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학산은 두달 전에는 일본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신의 물방울’ 와이드판(눈이 나쁜 사람도 볼 수 있게 활자를 키운)을 내놓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의 물방울’의 원작자는 최근 한국 내 열풍을 바탕으로 12권부터는 한국을 배경으로 소개할 예정이어서 더 많은 독자를 흡입하게 될 전망이다.

 비록 일본에서 건너온 만화이지만 한일 양국의 인기를 바탕으로 신의 물방울은 이제 단순히 만화를 벗어난 문화교류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번역만화 베스트셀러 배출에 이은 학산의 또 하나의 자랑은 자체 기획해 지난 4월 회사 1층에 개장한 신개념의 만화서점이자 만화카페라 할 ‘코믹커즐’이다. 이 곳은 ‘만화를 보면서 커피를 즐기는’독창적 공간으로서 만화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성공비결을 배우고자 견학을 올 정도다.

 황 대표는 “‘코믹커즐’을 구상하기 위해 일본을 세번 이상 왔다갔다하며 일본의 대형서점 만화코너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고자 밤을 지새우며 고민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전국 주요도시에 5개 체인망을 열 계획이다.

설성인기자@전자신문,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