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IT산업 결산]가전·유통

 ◇가전=급락하는 가격 하락세에 맞설 수 있는 기술 혁신과 디자인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다. 차별화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함이었다. 파브 보르도 풀HD LCD TV, 볼밸런스 하우젠 세탁기, 앙드레 블랙 에어컨, 엑스캔버스 갤러리 PDP TV 등 혁신의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업계의 치열한 경쟁에 평판TV가 전체 TV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해 주력 제품으로 자리를 굳혔고, 예년보다 일찍 예약판매를 시작한 에어컨은 어려운 생활가전사업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PC·프린터·시스템에어컨 등을 중심으로 기업간거래(B2B)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도 찾아냈다. 하이얼과 JVC·레노버 등 외국 업체들은 한국업체들의 철옹성 같은 방어막에 맥을 못추고 있다. 북미에서는 삼성전자가 소니·샤프를 제치고 LCD TV 시장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LG전자의 드럼세탁기는 현지 프리미엄 가전의 대명사가 됐다.

그럼에도 가전업계는 여전히 힘든 고비를 맞이했다. 사업부로 축소된 삼성전자의 생활가전사업은 올해 그 방향타를 찾지 못하면 해외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고, LG전자는 수익성이 악화된 영상디스플레이 사업조직을 개편, 평가의 시험대에 올렸다. 워크아웃을 7년이나 끌어 온 대우일렉은 새 주인을 찾아나섰으나 매각협상이 결렬돼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법정관리중인 삼보컴퓨터는 셀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 매각 작업을 밟고 있다.

그나마 UMPC와 PMP, 내비게이션, UCC캠코더 등 개인용 IT기기들은 윈도비스타와 와이브로 등을 발판으로 한 새로운 시장 형성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결국 가전 분야도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고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업체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통=쌍춘년 특수가 연초까지 이어졌던 지난 상반기 국내 가전유통 시장은 다소나마 활기를 되찾았다. 특히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할인점 3사가 올해 가전 매출 2조3000억원대를 넘보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하이마트·전자랜드·테크노마트 등 전자 양판점들은 점포 확장이나 출점 확대 등을 통해 치열한 상권경쟁을 벌였다. 예상치 못했던 돌출 변수는 일본 대형 양판점인 베스트덴키의 국내 시장 진출 여부였다. 테크노마트와 협력관계를 갖고 있는 베스트덴키가 국내 대형 유통업체를 인수해 시장진입을 시도한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금은 잠시 수면아래 잠복한 상황이다.

온라인 유통시장에서는 롯데홈쇼핑의 본격 공세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홈쇼핑 업계의 시장경쟁이 관심사였다. 가뜩이나 정체된 TV 홈쇼핑 시장에서 올 들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 부담도 더욱 커졌고, 위축된 소비심리의 영향으로 지난 상반기는 작년에 비해 역성장세를 보였다.

홈쇼핑 업계가 GS·CJ·현대·롯데 등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t커머스·m커머스 등 신규 사업에 한층 눈을 돌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지난 상반기 인터넷 유통 시장에서는 옥션·G마켓·앰플 등 이른바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최고 50% 가까운 급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다만 인터넷 사기쇼핑몰인 ‘인더드림’ 사건 등이 터지면서 엄청난 물의를 일으킨 사태는 악재였다.

<퍼스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