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상하이서 열린 마이스페이스 차이나 간담회에서 류오 촨 CEO는 “지난 4월 출시한 마이스페이스 중국어 버전에 더해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ASAP)’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이튿날 중국 언론들은 “마이스페이스가 ‘ASAP’라는 이름의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냈다. 영어가 중국어로 통역되는 과정에서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웃지못할 촌극이 빚어진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번 ‘ASAP 사건’이 마이스페이스가 중국에서 처한 어려움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예라고 지적했다.
◇토종업체 강세에 시장 난공불락=미국의 대표 소셜네트워크사이트 마이스페이스가 유독 중국에서 만큼은 맥을 못추고 있다.
51닷컴·맙닷컴·와쿠닷컴·티아냐·시아오네이 등 중국 현지업체들이 이미 수천만명의 가입자를 차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조사 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맙닷컴과 티아냐는 지난 4월 전체 가입자의 48.8%를 확보했다. 또 ‘중국의 페이스북’으로 자처하는 시아오네이닷컴은 대학생 전용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마이스페이스 차이나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시장 점유율이 0.1∼0.2% 대에 머물고 있으며 이용자들로부터도 “재미없다” “불편하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언어·문화 장벽 극복이 과제=전문가들은 마이스페이스가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철저히 중국 실정에 맞게 서비스를 현지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아이리서치의 차오 준보 컨설턴트는 “지금의 마이스페이스 차이나는 영문사이트를 단순히 중국어로 옮겨놓은 것에 불과할 뿐”이라며 “중국인들의 취향을 반영한 서비스가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스페이스와 마찬가지로 중국 인터넷 시장을 공략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초기의 뼈아픈 실패를 딛고 현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케이스다. MS는 최근 MSN 서비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블로그를 제공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까지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그러나 마이스페이스는 아직까지 여유있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회사 뉴스코프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면 토종업체들이나 MS와의 경쟁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이 있기 때문. 마이스페이스 차이나의 줄리아 추 마케팅 매니저는 “당분간 매출은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며 “올해 남은 반년 동안 서비스와 제품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