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크리에이터](4)삼지애니메이션

삼지애니메이션 김수훈 사장(왼쪽)이 직원들과 차기작 TV시리즈 ‘부르미즈’의 상품화 전략 회의를 하고 있다.
삼지애니메이션 김수훈 사장(왼쪽)이 직원들과 차기작 TV시리즈 ‘부르미즈’의 상품화 전략 회의를 하고 있다.

 삼지애니메이션(대표 김수훈)은 2000년 설립해 올해로 창립 8년째를 맞는 젊은 3D 애니메이션 창작 기업이다.

 대표작은 3D 애니메이션 TV 시리즈 ‘기상천외 오드패밀리’. 프랑스 티문스튜디오와 공동제작한 ‘오드패밀리’는 지난해 초 KBS1 TV에서 방영돼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의 시청률 1%를 훌쩍 뛰어넘은 7.4%를 기록했다. 유럽 10개국에 방영권이 팔렸으며 지난해 말 프랑스의 TF1 채널에서 전파를 탔을 정도. 삼지는 기획에서 제작까지 4년정도 걸린 ‘오드패밀리’의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 요즘 차곡차곡 차기작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현재 삼지애니메이션이 준비 중인 작품은 ‘마이 자이언트 프렌드’ ‘브루미즈’ ‘세븐씨(The 7C)’ ‘티니파이브(T5)’ 등 총 4편. 이제 TV시리즈 하나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기업으로선 과욕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삼지의 내공을 먼저 알아보고 외국업체들이 잇따라 접촉해와 삼지는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다.

 내년에 방영될 ‘마이 자이언트 프렌드’는 ‘오드패밀리’를 공동제작한 티문스튜디오와의 차기 합작품이다. ‘T5’는 영국 히트엔터테인먼트와 공동제작중이다. 극장용으로 기획 중인 ‘세븐씨’는 ‘슈퍼맨’ ‘엑스맨’ ‘스파이더맨’ 등을 기획한 미국의 창작 집단 ‘맨오브 액션’과 공동개발해 데모 영상까지 완성했다. ‘브루미즈’ 역시 미국 작가들을 채용해 시장에 대한 현지화를 꾀하고 있을 정도다.

 김수훈 대표는 “새로운 작품을 하나씩 선보일수록 해외 파트너들로부터 점점 더 좋아진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자부했다. 그는 “많은 작품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좋은 작품을 하면서 비용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제작비 절감과 좋은 작품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연내 베트남에 제작 스튜디오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이 여러 가지 작품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데는 삼지애니메이션이 2003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제작관리 솔루션인 삼지프로젝트매니저(SPM)가 한몫하고 있다. SPM은 각 단계마다 작업 현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고, 감독이 코멘트를 달면 작업자는 실시간으로 확인해 수정·보완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한 번에 투입되는 작품 수가 많아져도 감독의 확인·검증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삼지가 신경을 쓰는 또 다른 부분은 인력관리다. 김홍철 기획실장은 “작품 규모가 커질수록 서로 커뮤니케이션하고 비전도 공유해야 한다”며 “이 정도 규모에 65명의 정규직을 쓰는 게 위험하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훈 대표는 “단 한 번도 창작이라는 단어를 놓치지 않고 싶었다”며 “삼지애니메이션을 픽사나 아드만 스튜디오처럼 우리만의 색깔이 있는 작품을 하는 회사로 키우는 게 궁극적인 꿈”이라고 밝혔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