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4일(현지시각) 스페인 통신업체 텔레포니카에 공정거래 위반 혐의로 1억5185만유로(2억676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번 벌금은 통신산업에 적용된 과징금 사상 최대 규모이며 산업 전반을 통틀어 단일기업으로는 지난 2004년 마이크로소프트(4억9700만유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집행위는 텔레포니카가 스페인에서 경쟁업체들이 이익을 낼 수 없도록 인터넷 도매요금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 경쟁사들의 진입을 막고 소비자들에게도 비용 부담을 안겼다고 거액 벌금의 배경을 밝혔다.
넬리 크뢰스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텔레포니카의 가격 구조가 경쟁사의 비용을 높여 소매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들에게 부당한 가격 부담을 안겼다”고 말했다.
스페인 국영기업이었던 텔레포니카는 스페인에서 ADSL 인터넷 서비스의 80%를 제공하는 유선전화망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경쟁 인터넷 업체들은 텔레포니카로부터 인터넷 서비스를 도매로 구입해 소비자들에게 되파는 식으로 사업을 해왔다.
EU집행위는 이러한 도매가격이 2001∼2006년까지 너무 높게 책정돼 스페인의 광대역망 요금이 서유럽 다른 국가들보다 20% 이상 비싸지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스페인에서의 보급을 더디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텔레포니카 측은 “집행위 결정이 부당하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EU 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