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것을 포기할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우리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지난 4일 ‘프로젝트 태터툴즈’를 발표한 신정규 태터네트워크재단(TNF) 리더(27)는 콘텐츠 소유권이 원 저작자에게 있어야 하는 게 너무나 당연함에도 지켜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프로젝트 태터툴즈는 블로그, 게시판 등 어떤 인터넷 사용 도구에도 콘텐츠를 원 저작자의 뜻대로 이동하고 삭제하고 추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오픈소스 운동이다. 태터툴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TNF는 앞으로 동참하는 모든 단체, SW 개발, 테스트 등 전폭적인 지원을 보낼 계획이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 서비스와 도구에 콘텐츠의 자유로운 이동이 불가능하죠. 하지만 도구를 개방해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그것을 기반으로 더 많은 다양성이 인터넷에 등장할 겁니다. 웹은 그것을 기반으로 다시 발전할 수 있겠죠.”
신정규 리더는 비선형 및 복잡계를 연구하는 사람답게(포항공대 비선형 및 복잡계 연구실 박사과정) 다양성의 감소를 우리나라 웹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복잡계 이론에선 다양성이 사라진 계는 죽은 계로 봅니다. 다양성을 위한 밑바탕을 제공하려는 게 바로 프로젝트 태터툴즈입니다.”
그는 이런 프로젝트가 외국에선 일반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모질라재단의 모질라프로젝트를 파이어폭스로만 알고 있지만 그 안에는 송버드, 선버드, 선더버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웹서버로만 알고 있는 아파치도 거대한 아파치 프로젝트의 일부분일 뿐이죠.”
그는 1500명이나 되는 TNF 구성원이 다른 직업이 있고 개인적인 이득이 없는데도 오픈소스 운동에 열심인 이유를 목표 의식과 ‘재미’라고 말했다. “취미나 시험 기간에 공부 안하고 영화보고 놀면 더 재밌었던 경험 없으신가요? 정말 좋아하는 취미가 있는 사람이면 다 공감할 겁니다.”
신정규 리더는 TNF가 특이한 경험이어서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제대로 모인 지 1년도 안됐습니다만 마치 모든 일이 이렇게 되려고 만들어져 있었던 것처럼 너무나 순조롭게 진행됐죠. ‘공개’라는 것 하나만으로 뭔가 필요할 때마다 항상 필요한 사람들이 나타나더라구요.”
그는 프로젝트 태터툴즈를 통해 작게는 블로그스피어, 크게는 우리 사회 전체가 자신과 같은 경험을 느끼길 바랬다.
신정규 리더의 마무리 말은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IMAGINE)’ 중 ‘당신은 나를 몽상가라 부르지만 난 혼자가 아니에요(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란 가사를 떠올리게 했다. “정말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만 지향한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1500명이 이상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점이 그 사람들과 다른 점이죠.”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사진=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