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관련 업종 주가 마침내 힘차게 날개를 폈다. 1년만의 일이다.
본지가 증권선물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최근 1년간 주가동향을 파악한 결과 작년 하반기 이후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IT주가 지난달(이하 전월 대비 주가추이 비교)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에도 큰 폭의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개월만의 호조=정말 긴긴 침묵이었다. 한국 경제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의 흐름을 좌지우지했던 IT는 올들어 30여차례의 지수(코스피) 사상최고치 경신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6월은 달랐다. 코스피지수에 비해 많게는 13.23%포인트(5월 코스피 10.29% 상승, 전기전자 4.58% 하락)나 낮았던 전기전자업종은 지난달 7.09% 급등하며 6월 코스피 상승률(2.51%)에 비해 4.58%포인트 앞섰다. 작년 8월 9.27%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률(4.23%)을 앞선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의 IT부품업종도 판에 박은 듯 유사했다. 6.16% 상승해 코스닥지수 상승률(2.72%)보다 높았던 작년 8월을 마지막으로 뚜렷한 상승흐름을 타지 못하던 IT부품업종은 지난 6월 11.83% 급등하며 코스닥 상승률(4.12%)을 3배가량 앞질렀다. 이달 들어서도 6일 종가 기준 전기전자업종과 IT부품업종은 각각 9.17%와 4.16%가 상승, 역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를 앞섰다.
2월 이후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닥 반도체 종목도 3월 이후 지난달까찌 4개월 연속 두자릿수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역시 대형주 주도=IT종목의 6월 급등은 대형주들이 견인했다.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지난달 5.79%와 9.14% 상승했으며 하이닉스반도체는 16.0%나 급등했다. 이같은 추세는 이달 들어서도 이어져 6일 현재 LG전자는 보합이지만 삼성전자(10.78%)와 하이닉스(12.74%)는 5거래일 만에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지난달 반도체종목은 서울반도체만 하락하고 주성엔지니어링(53.59%), 심텍(28.50%) 피에스케이(15.73%) 네패스(20.69%) 모두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에이스디지텍(37.22%), 인탑스(22.02%) 우리이티아이(9.18%) 등 대부분의 IT부품업종이 호조를 보였다.
◇상승세 언제까지 갈까=전문가들은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IT경기가 회복됐다고 확신을 할 수 없는 만큼 이런 추세가 내년까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렸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이 좋은데다 실적까지 받쳐주고 있다”면서 “그동안의 부진한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내년까지 상승곡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박정욱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만 봤을 때 여전히 공급이 많다”며 “계절적 요인에 애플 아이폰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는 좋아질 것이지만 내년에는 공급물량이 부담으로 작용해 하락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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