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공격적 가격인하와 중국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퇴출 위기에 놓였던 중소 TV제조사들이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통해 숨통을 틔워가고 있다.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데다 중소 기업들이 잇따라 성과를 거두면서 대기업이 협력을 제안하는 새로운 상생의 모델도 도출됐다.
중소 TV제조업체인 지피엔씨(대표 박용음)는 삼성전자가 공급한 177.8㎝(70인치) 영상정보디스플레이(DID) 패널을 활용, TV와 PC 기능을 통합한 전자칠판을 최근 국내외에 출시했다.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패널의 방수처리에 관한 특허기술을 삼성전자가 인정, 177.8㎝ 대형 제품을 공동 개발해 시장을 개척하자고 제안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두 회사는 이 제품을 버스정류장의 교통정보제공장치, 지자체의 행정홍보디스플레이 등으로 공급하는 한편, 해외의 호텔과 병원, 학교 등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디보스(대표 심봉천)는 가정용 TV에서 상업용 디스플레이로 빠르게 업종을 전환, 중소 TV업체로서는 가장 먼저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분기적자를 연속해오던 이 회사는 잠정적으로 지난 2분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 HMM사에 연 1억달러 규모의 DID 공급권을 따냈고, 144.78㎝(57인치)와 116.84㎝(46인치) DID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이 회사는 208.28㎝(82인치) DID와 LCD 멀티비전을 개발, 북미 지역 수출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 이창준 연구소장은 “4년전 사업구조를 상업용 시장으로 전환, 남보다 빠르게 준비를 해 온 결과”라면서 “현재는 매출의 70∼80%를 상업용 시장에서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대아이티·인포스퀘어 등도 초대형 DID 개발을 통해 상업용 디스플레이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지피엔씨 박용음 사장은 “삼성전자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 등이 DID 사업 전담팀을 만들어 중소기업과 공동 개발 및 공동 시장 개척 등을 제안하고 있다”면서 “상업 및 공공 디스플레이 시장은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한 만큼 중소 기업과 대기업의 협력 관계 모색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