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의 디지털미디어센터(DMC)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DMC 간 호환성 확보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업계는 디지털케이블TV방송 송출을 담당하는 기지국인 DMC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하루빨리 통합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려 논의가 좀처럼 진전하지 못했다. 통합에 앞서 호환성부터 확보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주장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됐다.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KLabs)의 한운영 센터장은 “MSO가 기득권을 양보하지 않으면 통합은 쉬운 작업이 아닌 만큼 DMC간 호환성을 확보해 가입자가 타 지역으로 이사가더라도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케이블연구원은 유저인터페이스(UI)·메뉴체계·미들웨어 등을 통일하는 내용의 호환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 MSO와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가동중인 DMC는 총 7개다. DMC사업자로는 태광그룹 MSO인 티브로드와 오리온그룹 MSO인 온미디어 계열의 5개 SO 등을 유치한 KDMC, HCN과 드림시티 등의 가입자에 디지털방송을 송출하고 있는 브로드밴드솔루션즈(BSI)가 있다. CJ케이블넷·씨앤앰·큐릭스 등은 독자적으로 DMC를 구축해 운영하며 BSI의 DMC를 사용했던 GS강남방송이 9월 독자 DMC를 가동하면 8개로 늘어난다.
DMC의 분산으로 디지털전환에 따른 비용부담은 가중됐다. 통합 논의도 각사의 이해 관계가 엇갈려 더디게 진행 중이다.
김기범 티브로드 상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면 DMC 통합이나 호환성 확보가 시급하다”며 “비즈니스 모델이나 솔루션이 달라 통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호환성이라도 확보하면 통합작업은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관측됐다.
한 센터장은 “호환되면 케이블TV용 셋톱박스를 탑재한 케이블레디(cable ready)TV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권역제한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고 구매 파워를 가지려면 DMC간 호환을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