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당국에 반기를 든 것일까요? 아니면 뾰족한 대안이 없어서일까요?
금융감독당국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이 2분기보다 3분기 중소기업 대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채비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6개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3분기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0을 기준으로 넘으면 확대, 밑돌면 축소)는 16을 기록, 2분기(13)에 비해 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비록 금융감독당국의 개입 이전인 1분기(25)에 비해서는 낮지만, 하락기조가 바로 반등을 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네요.
한은 측에서는 ‘감독당국에 대한 반기’보다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네요.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아직 낮다고 은행들은 본다”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막히고 대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적은 만큼 중소기업을 통한 수익창출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이번 조사결과 2분기 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6을 기록, 1분기(9)에 비해 하락했습니다. 대출수요지수 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이 25로 가계주택(-22)과 대기업(-3)에 비해 크게 높았죠.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어느나라 어느시대나 예외없이 금융시장에서 소외된 것은 중소기업과 서민”이라며 “유토피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원하는 만큼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우리나라 금융업이 윤 위원장이 말한 유토피아에 근접해 가고 있네요.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