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음반 함용일 전 대표가 사임했다. 대주주인 SKT는 신원수 SK텔레콤 뮤직사업본부장을 서울음반의 새로운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 2002년 YBM서울음반 대표로 취임한 이래 지난달까지 서울음반의 대표로 일해 온 함용일 전대표는 고문으로 추대됐다.
함사장의 퇴임으로 지난 2000년 오프라인 중심의 음악시장이 온라인으로 본격 이동한 지 7년만에 소위 ‘빅 5’로 불린 음반 제작사의 대표이사들이 모두 교체됐다. <표참조>
‘음반제작 빅5’의 퇴임은 레코드·CD등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음악전성시대를 누린 CEO의 퇴조와 온라인 신시대의 도래를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사건이다. ‘빅5’란 지난 2000년 초반까지 음원 제작 및 유통의 대부분을 장악했던 서울음반, 도레미미디어, 포이보스(구 대영에이.앤.브이.), 예당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다섯 곳을 일컫는다. 최근 5∼6년간 이들 업체는 대표이사가 바뀌거나 사업영역을 다른 곳으로 확장하는 등 전통적인 음반 제작·유통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과의 접목을 위한 행보를 보이는 동시에 사업영역을 △매니지먼트 △영화·방송프로그램·뮤지컬 제작 △사용자제작콘텐츠(UCC)분야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관련업계는 오프라인에서 매출 감소가 온라인시장에서 상쇄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디지털 유통 가능한 기업과 결합=기존의 음반 제작·유통업체에 디지털 유통 시장은 기술적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서울음반, 도레미미디어 등은 디지털 유통망을 갖춘 기업과 손잡고 활로를 모색한 예다. 안정적인 음원 공급업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디지털 음원 유통 및 서비스 회사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2005년 3월 도레미미디어(대표 김원중)는 온라인 음악사이트인 ‘뮤직시티’를 운영하는 블루코드테크놀러지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현체재를 유지해 왔다. 나상천 홍보팀장은 “시장상황이 예전처럼 음반 하나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상장 등 외부 요인이 겹쳐 전문 경영인을 영입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2005년 5월 서울음반의 지분 60%를 확보한 이후 유지해 온 함용일 대표 체제를 최근 신원수 체제로 바꾸었다. SK텔레콤은 “음악서비스 멜론과의 연계 강화, 급변하는 음악시장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른 분야로 사업 확장=예당엔터테인먼트, 포이보스, SM엔터테인먼트는 사업 영역을 매니지먼트, 영상 제작 쪽으로 확대한 경우다. 예당엔터테인먼트(대표 양희중)의 1분기 매출 중 56.6%가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발생했다. 음원관련 매출은 8.3%에 불과했다. 예당은 최근 사업 목적에 방송프로그램 제작사업 및 공급 등을 추가했다. 임효성 전략기획실장은 “단순 음반 제작을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라며 “음악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시장 구조”라고 밝혔다.
포이보스(대표 임성근)는 최근 영화제작사인 컬처캡미디어를 인수, 컬처캡미디어를 통해서 뮤지컬 제작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포이보스 안대용 홍보팀장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서 사업의 다각화를 꾀할 수 밖에 없었던 시장환경이었다”고 설명했다.
SM엔터테인먼트(대표 김영민) 역시 기존의 음반 제작 및 매니지먼트 사업을 기반으로 다모임 등에 투자해 사용자 제작콘텐츠(UCC) 등 뉴미디어 관련 사업 분야로도 확대하고 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0년 이후 각 음반사 대표이사 변동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