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박과장의 `알뜰한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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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여름 휴가철. 이 시대의 가장 평범한 직장인인 김대박 과장(40)도 사랑하는 아내, 아들, 딸과 함께 여름 휴가를 떠나는 길이다. 준비물은 쉬지않고 놀 수 있는 강인한 체력과 맛있는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는 소화력, 그리고 신용카드다.

◇출발 전 할인마트에 들른 김과장=아내에게 줄 수영복도 사고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용품도 샀다. 이것저것 사다보니 꽤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3개월 무이자 할부 카드로 결제, 부담을 줄였다.  김과장 가족의 올 여름 휴가지는 강원도 속초. 얼마전 새 차를 구입했지만 장거리 여행인 만큼 안전운행을 위한 차량점검은 필수다. 집 근처 정비점에 들러 20여개 항목에 걸쳐 차량점검을 받았다. 결제하려고 카드를 내미니 정비사가 “이 카드 고객은 무료에요”라며 그냥 가라고 한다.

◇휴가길에 오른 김과장=목적지는 속초지만 수영장에도 가고 싶다며 고집을 부리는 아이들의 등쌀에 못이겨 중간에 있는 대형 워터파크에 차를 세웠다. 당초 계획에는 없는 일정이라 벌써부터 비용이 고민되는 김과장. 카드를 내미니 입장료의 절반만 결제된 영수증이 되돌아왔다. 50% 할인되는 카드라는 게 매표소 직원의 설명이다.

 덕분에 부담없이 물놀이를 즐긴 김과장. 목적지인 속초에 도착하니 벌써 자정이 다 돼간다. 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다. 김과장은 미리 확인해놓은 한 카드사의 페스티벌 장소로 찾아갔다. 올 여름은 콘도에서 자지말고 야영하자는 게 아이들의 희망사항이었기 때문. 공짜로 텐트를 빌린 후 카드사가 마련한 야간공연을 즐기며 밤을 보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김과장=떠날 때는 길이 막혀도 즐거웠는데 돌아오는 길은 조금만 밀려도 짜증이 났다. 꽉 막힌 고속도로를 지나 겨우 집에 도착하니 찜통 같은 더위에 또 짜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뜻밖의 희소식이 김과장의 여독을 순식간에 풀어줬다. 출발 전 할인마트에서 결제한 카드가 경품행사에 당첨돼 해외 여행권을 받게 됐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해외 여행은 언제 떠날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 김과장. 이때 분위기를 깨는 불협화음 한 소절이 들려온다.

 “김과장, 이제 그만 자고 일 좀 하지. 휴가 전에 맡은 일은 처리해야할 것 아냐!”

 눈을 떠보니 인상을 구길대로 구긴 부장님이 앞에 서 있다. 자세를 바로잡으며 책상 앞으로 다가앉는 김과장, 겉으로는 긴장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속으로는 여름 휴가 생각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