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계가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단기외채 유입억제와 해외투자 활성화 등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 오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 콜금리에 대한 인상여부도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9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 상반기 수출이 14% 증가했으나 지속적인 환율하락으로 수출업체의 채산성은 9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업계 의견이 많다”며 “무역흑자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환율의 안정을 유도할 수 있는 특단의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회장은 특히 “우리나라처럼 큰 폭의 무역흑자를 내면서도 환율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연구한 결과, 우리나라도 단기외채의 유입억제와 해외투자 활성화 등 대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확대하는 한편, 과감하고도 대폭적인 해외투자 활성화를 통해 자본수지를 적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상 흑자국인 일본은 해외 주식투자 확대 등을 통해 자본수지를 적자로 유지하면서 환율안정을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본식 모델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상수지 흑자와 환율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무역협회는 단기외채 유입 억제 방안으로는 △외평기금을 통한 은행도입 단기외채의 사전 매입 △외국환안정기금 조성 및 단기외채 매입·운용 △외화가 필요한 공기업 및 대기업의 단기외채 매입 등 3개의 대안을 제시했다.
이희범 회장은 또 “금리가 인상되면 환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특히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영활동에도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며 “금리인상보다는 단기 외화차입의 제한, 유동성 증가요인의 제거 등을 통해 중장기 통화정책을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환율 ·금리와 수출과의 관계` 설문조사
무역협회가 최근 22개 대기업과 159개 중소기업 등 181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율·금리와 수출과의 관계’에 대한 설문 결과, 현재 환율(910원대)에서 ‘아직까지 마진을 확보하고 있다’는 기업은 27.6%에 불과한 반면, ‘한계상황 도달’(50.8%), ‘적자누적’(21.5%) 이라고 답한 기업은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의 74.2%는 한계상황이거나 적자가 누적이라고 답해 대기업에 비해 여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상황에도 수출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정거래선이 많아 이에 따른 진행’이라는 응답이 절반 가까운 48.3%를 차지했고 ‘고정비용이라도 회수하기 위해’라는 응답이 26.5%를 차지했다.
향후 금리인상시 수출경쟁력에 대한 설문에서는 ‘크게(54.1%)’ 또는 ‘어느정도(31.5%)’ 타격을 받줄 것으로 예상한 업체가 85.6%에 달했고 특히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는 이 비율이 89.1%로 더 높았다. 향후 금리 인상시 ‘설비투자를 축소하겠다’는 기업도 50.3%에 달해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응답자 26.5%보다 두배 가까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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