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 유가 파고, 저(低) 전력 기술로 넘는다.’
가전업계가 치솟는 유가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저전력 소비 기술 개발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인 가전제품은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 차별적 소구점이 되기도 하지만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선 필수불가결한 과제다.
◇대기전력 1W 벽 넘는다=삼성전자의 간판 상품 ‘보르도’ LCD TV는 와인잔을 형상화한 유선형 디자인 이외에도 대기전력을 1W 미만으로 낮췄다는 것이 글로벌 고객들에게 소구점이 됐다. 평판TV의 경우, 밝고 선명한 색상을 구현하기 위해 백라이트(LCD)나 자체 발광체인 플라즈마(PDP) 등을 사용하면서 소비전력도 높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대기전력이 많았던 점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보르도 출시를 기점으로 1W 미만을 전제품에 적용했다.
소니의 경우, 대기전력을 0.1W까지 낮춘 기술을 개발해 브라비아 LCD TV에 적용중이다. 전원부분에 전압과 전류의 위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PFC 회로를 추가해 전력 효율을 90%대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스위칭 주파수를 20∼100kHz로 고정화해 누설전류를 줄였으며, 고효율콘덴서 등을 사용해 이를 구현했다.
이 외에도 가전업계는 2010년 정부의 대기전력 1W 미만 규제에 맞춰 관련 기술을 개발, 노트북PC와 세탁기에 먼저 이를 적용했으며 올해부터는 PDP TV, CRT 모니터, DVD플레이어, 오디오 등 비교적 전력 소모량이 많은 제품에 확대했다. 내년에는 데스크톱PC와 전자레인지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전력 소비량 50%로=가전업계의 최종 목표는 소비전력을 현재의 절반 이하로 낮추는 것.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시판중인 양문형 냉장고는 월간 전력소비량이 20kWh대에 머문다. 10년전 양문형 냉장고가 처음 출시됐을 때와 비교하면 딱 절반수준이다. 단열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초진공 단열재나, 컴프레서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대기전력을 1W 미만으로 낮춘 TV의 경우도 시간당 전력소모량을 초기 제품에 비해 절반으로 낮췄다. 42인치 기준으로 LCD TV는 250W, PDP TV는 310W 정도. 전자레인지와 LCD모니터, 데스크톱PC 등이 에너지 저감 기술 개발이 더 필요한 분야다. 홈네트워크 게이트웨이·적외선 건조기·고효율 가스냉난방기기 등은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 과제를 통해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 규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 개발이 필수”라면서 “그동안은 대기 전력을 낮추는데 힘을 모았다면 앞으로는 전력 소비를 줄이는 친환경 제품을 구현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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