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웃으면 LCD가 운다?’
급락하던 D램 가격이 반등하면서 LCD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4월 이후 급등하던 노트북PC용 LCD 가격이 D램 가격 인상으로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노트북PC 제조원가에서 D램과 LCD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상회할 정도로 절대적이기 때문.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PC업체로서는 한쪽 가격이 오르면 다른쪽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지난 2년 6개월간 가격 추이도 대체로 D램이 오르면 노트북 LCD가 내리고, 반대로 LCD가 오르면 D램이 내리는 양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D램과 LCD 가격의 상관관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상반기부터 시작된 LCD 공급부족이 3분기 성수기에는 더욱 심화되는 만큼 D램 가격 인상과 무관하게 LCD 가격의 강세는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 사이클은 대체로 ‘엇박자’=지난 2005년부터 2년 6개월간 D램과 노트북용 LCD 가격 변화추이를 분석하면 2006년 하반기를 제외하고는 D램과 LCD는 한쪽이 오르면 다른쪽이 내리는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512M DDR2와 14.1인치 LCD의 가격을 기준으로 D램은 지난 2005년 1월과 2월 10달러를 상회하며 초강세를 보였고, 당시 LCD는 매달 4∼5달러씩 급락했다. 하지만 2005년 7월부터 11월까지 LCD가격이 매달 5달러씩 급등하자 D램 가격은 꾸준히 약세를 면치 못해 4달러 초반까지 떨어지며 대조를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2006년 상반기에도 지속돼 2006년 2월부터 5월까지 D램 가격이 반등하자 LCD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2006년 하반기에는 이같은 상관관계가 깨져 D램과 LCD가 처음으로 동반 상승하기도 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그동안 D램은 상반기, LCD는 하반기에 가격이 오르던 흐름이 올 들어 D램 가격 폭락으로 깨지자 처음으로 LCD가 상반기 반등했다는 것이다.
◇노트북 LCD 반등행진 멈출까=업계에서는 이미 LCD 가격이 너무 오른 만큼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D램 가격 인상으로 그 시기가 앞당겨 질 것이라는 전망과 여전히 공급부족이 심해 상승 랠리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김성인 키움닷컴 상무는 “PC업체들이 D램 가격 인상이 지속된다면 LCD 가격 인상을 자제할 것이 뻔하다”며 “현재 노트북용 LCD는 3월 대비 30∼40% 인상돼 수익률도 최대 30%까지 이른 만큼 8월 이후 조정기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IBM, 도시바, HP 등 주요 PC업체들은 최근 들어 LCD업체들에 가격 인상 자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D램과 LCD 가격의 상관관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조용덕 삼성전자 상무는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요와 공급”이라며 “3분기 성수기를 맞아 주요 PC업체들의 주문이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이어서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D램과 LCD의 수요가 모두 좋은 점을 감안해 2006년 하반기와 같이 D램과 LCD가 동반 상승하는 상황도 예상하고 있다. 512m DDR 고정거래가 2달러선을 회복한 지난 주말 14.1인치 LCD 가격도 6월말보다 4달러 올라서 이같은 전망은 설득력을 얻는 양상이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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