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리눅스 폰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분야는 한국이 미국과도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을 보고 뛰어들기를 기대합니다.”
서영진 미지리서치 사장(39)은 어느 때보다도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그가 공개 SW 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 이제 드디어 리눅스가 휴대폰을 통해 국내 사용자들을 만날 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지리서치가 공개 SW를 개발해 온 지난 10년은 국내에서는 들어갈 틈이 없다는 불평이 나올만큼 척박한 시장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임베디드 SW는 국내 경쟁자 하나 꼽을 수 없을만큼 외로운 길이었다. 공들였던 날들이 이제 보람으로 되돌아 오길 기다리고 있다. 그가 말하는 리눅스 폰 본격 개막 시대의 첫 번째 징후는 리눅스를 OS로 올릴 수 있도록 제작된 칩의 등장이다.
서 사장은 “모토로라나 NTT도코모는 로드맵까지 공개하면서 리눅스를 OS로 사용한 휴대폰을 확대해 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러 문제로 인해 리눅스 폰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올해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CDMA 베이스밴드 칩이 나왔으며 이 칩이 장착된 휴대폰이 내년에는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웹 카메라, DVR는 초기 모델부터 리눅스를 사용한 제품일만큼 사실 알고 보면 우리 주변 곳곳에서 리눅스를 만날 수 있다”며 “휴대폰을 계기로 리눅스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 사장은 보다 많은 국내 사용자가 리눅스를 접하길 바라는 것은 큰 꿈이 있다. 그는 임베디드 공개 SW 개발을 통해 전통적인 SW 강자인 미국과도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경쟁자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서 사장은 “한국은 IT 제품의 제조와 개발이 강한 나라이며 제조에 강한 중국이나 일본도 근거리”라며 “IT 단말기와 생을 같이 하는 임베디드 SW를 집중 육성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베디드 공개 SW를 육성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구조 정착과 정부의 집중형 과제 발굴을 들었다.
대기업 의존도가 강할 수밖에 없는 임베디드 SW 특성 상 중소 SW기업이 크기 위해서는 상생 구조 정착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대기업 의존도를 벗어나 정부 과제를 통해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도록 과제가 여러 개 나오는 것보다도 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나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사장은 “임베디드 공개 SW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성공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다”며 “임베디드 SW일지라도 단말기에 앞서 먼저 플랫폼을 기획하는 기업으로 커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