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크리에이터](5)바로비젼

고진 바로비젼 사장이 직원과 퍼스널미디어스테이션 ‘스타’ 솔루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고진 바로비젼 사장이 직원과 퍼스널미디어스테이션 ‘스타’ 솔루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13년 간 동영상압축 분야를 지켜 온 업체. 때문에 사실상 국내 동영상 압축 시장의 유일한 업체로 남은 회사. 바로 바로비젼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바로비젼(대표 고진)은 지난 5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이달 등록을 앞두면서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가 동영상압축 기술 개발에 뛰어든 때는 PC가 일반화되지 않은 94년. 생소한 분야였던 만큼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도 힘들었다.

 시장 트렌드를 앞서간 탓에 겪은 어려움도 있었다. 국내 대기업과 추진한 MP3플레이어 사업은 제품을 다 만들어 놓고도 계약 이행이 안 돼 400만달러를 고스란히 날렸다. 카메라폰이 없던 시절 개발한 카메라 내장 휴대폰 부가단말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60여명이던 인원이 18명까지 줄어든 그 때의 상황은 바로비젼이 겪은 어려움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축기술 한 분야만 고집 한 바로비젼은 결국 2000년 삼성전자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첫 번째 CDMA VoD 폰을 개발하면서 바로비젼에 협력을 제의해 왔다. ETRI와 새롬 등 대기업이 유사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삼성전자가 택한 업체는 바로비젼이었다.

 삼성과의 휴대폰 개발 협력을 발판으로 2001년에는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사와 작업도 시작하게 됐다. SK텔레콤의 ‘준’ ‘멜론’ 서비스도 모두 바로비젼이 공동으로 작업해 만들어 낸 성과물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친 바로비젼은 지난해 그간의 고된 부채를 모두 탕감했다.

 고진 대표는 “현재 핵심기술인 압축분야에 기반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라며 “사업이 순조롭다면 연 평균 매출 성장률 32.5%는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비젼은 현재 유선망과 무선망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압축기술인 ‘스케일러블 압축기술’과 ‘H.265’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솔루션은 약 15%의 데이터량 감소와 네트워크 투자비용 절감효과를 가져와 시장의 반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엔터프라이즈솔루션 분야에 대한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모바일 CCTV가 바로 그것이다.

 고 대표는 “유선망 설치가 어렵고 현장의 모니터링이 필요한 곳을 겨냥한 제품”이라며 “고정용·이동용 모두 사용할 수 있는 CCTV로 무선인터넷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영역”이라고 말했다.

 바로비젼은 한국전력과 시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캐나다 벨모빌리티, 미국 악셀 등의 업체와도 수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최근 바로비젼의 개발인력은 50명으로 다시 늘었다. 이 중 석박사 이상 고급 인력이 60%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인력을 더 늘려야 하겠지만 60명을 상한선으로 그었다.

 고 대표는 “고비를 넘길 때마다 회사를 접고 다시 시작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까지 회사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며 “지금 그것이 가장 큰 힘이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