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원달러 환율 850원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해외 가전 생산기지 추가 설립 여부를 확정짓기로 했다.
이영하 LG전자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사업본부장(사장)은 11일“멕시코 등지에 생활가전 공장을 추가하는 방안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프리미엄 생활가전의 생산 메카는 여전히 창원이 맡고 더이상 생산 품목을 축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관세는 생활가전에는 큰 의미가 없고 한·미 FTA까지 체결되면 당장 미주지역에 프리미엄 생산라인을 추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다만 환율이 수출경쟁력 저하에 직결될 수 있어 추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LG전자는 ‘2010년 생활가전 글로벌 톱 달성’을 목표로 멕시코 등지에 드럼세탁기·시스템에어컨 등을 생산할 수 있는 현지 생산체제를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으나, 해외 생산라인 이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데다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내부 조율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LG전자의 또다른 고위 관계자는 “생활가전의 경우, 매출의 70% 이상이 해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이 900선이 무너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850선을 마지노선으로 프리미엄 라인의 해외 추가 설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한 임원은 “지난 5월 완공한 폴란드 LCD 클러스터 이외에 현재 추가로 해외 생산기지를 준비중인 것은 없지만 환율이 큰 고려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환율과 금리 흐름을 보고 새롭게 경영계획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창원공장은 1976년 설립됐으며 최근까지 지속적인 생산품목 조정을 단행, 현재는 에어컨·세탁기·냉장고·전자레인지·청소기 등 5대 생활가전과 김치냉장고, 제습기, 가습기, 가스레인지·가스오븐레인지 등을 생산중이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인터뷰-이영하 DA 사장
“현재 8%대인 생활가전의 수익률을 두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환경과 건강, 디지털화가 생활가전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영역입니다.”
이영하(53) LG전자 DA사장은 “2010년 월풀을 넘어 생활가전 1위를 하겠다는 목표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월풀이 메이텍을 인수해 매출로 제치는 것은 당장 어렵겠지만 비슷한 규모에 이익률만큼은 자신있다는 설명이었다.
이 사장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현재 주력 생산중인 5대 품목에 디지털 기능과 디자인 등의 고부가 트렌드를 추가하는 것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환경과 건강의 영역에서 찾을 생각이다. 세계 어느 업체도 LG전자만큼 생활가전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사장은 “한국에서도 생활가전사업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비결은 노사가 혼연일체가 돼 창조와 혁신을 실현하는 창원사업장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 30년간 쌓아온 생산성 혁신의 노하우와 협력업체와의 관계는 쉽사리 재현해낼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직원들에게 더이상 뺏기지 마라”고 주문한다는 이 사장. 중국 가전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수없이 생산 품목을 조정해야했던 아픈 과거를 떠올리면서 “LG 생활가전만의 노하우로 임직원들과 함께 생활의 터전을 지키고 가전의 명가의 명성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