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업계가 중국 업계의 이해할 수 없는 횡포에 발칵 뒤집혀 있다. 최근 한국 게임개발사 T3엔터테인먼트는 자사가 만든 온라인댄스게임 ‘오디션’의 중국 서비스를 맡은 나인유가 현지 매출을 의도적으로 축소해 로열티를 줄여 지급한 물증을 잡고 나인유를 제소하기로 했다. 제소 결정을 발단으로 나인유는 일본 증시상장을 급거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나인유 측이 상장직전에 엉뚱하게도 한국 개발사에게 ‘발목’을 잡혔다고 열을 낼 수도 있는 일이지만, 어디까지나 문제의 본질은 당연히 개발사에게 돌아가야 할 로열티가 의도적으로 깎였다는 데 있다. 계약상 명시된 40%의 러닝로열티가 의도적으로 깎여 조작됐다면, 그 업체가 작성한 경영지표를 갖고 상장의 뜻을 이룬들 그 주식에 주주들의 믿음이 갈 리 만무하다.
정작 문제는 이런 한국 개발사와 중국 퍼블리셔 간의 온당하지 못한 지급관계가 그동안 한국 개발사의 침묵 아래 오랫동안 용인돼 왔다는 점이다. 한국 개발사는 성에 차지 않는 돈을 받고서도 중국서비스를 유지해야 하는 ‘현실적’ 이유 때문에 중국 퍼블리셔에 ‘바른 소리’를 하지 못했다.
행여 바른 소리를 했다가 속된 말로 ‘찍히기라도 하면’ 중국 당국에 밉살스럽게 보일 테고 그러면 이후 어떤 게임을 들고서도 중국시장에 들어서기가 곤란해지고 만다. 이래저래 중국업체는 관행과 절차의 힘을 믿고 한국 업체에는 불공정 행위를 밀어붙여 온 셈이다. 또 최근 중국 관영회사 CCP가 한·미·일 3개국의 개발자가 함께 설립한 글로벌 게임기업 UI퍼시픽게임즈에 대한 투자 약속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철회,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두 푼도 아니고 최대 2000억원에 이를 수 있는 거금이다. 투자 계약이든, 구두 약속이든 어떤 것도 일방적으로 깰 수 있다는 선례를 또 한 번 남기게 됐다. 정녕 ‘대국’ 중국은 게임산업의 ‘소국’으로 가고 말 것인지 묻고 싶다. 이진호기자<콘텐츠팀>@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