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전사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대만 벤큐가 본사 사옥을 매각한다.
12일 로이터통신·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벤큐는 타이베이시에 위치한 본사 사옥 두 채를 대만의 한 생명보험회사에 넘기기로 했다. 매각 대금은 총 50억대만달러(1억5300만달러)며 벤큐는 이 중 한 동을 다시 임대받아 본사 사무실로 사용할 예정이다.
벤큐는 이번 사옥 매각으로 12억대만달러(3700만달러)의 수익이 생길 것으로 추산했으며 40∼60일 내에 모든 계약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벤큐 에릭 유 대변인은 “재무 환경 개선을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때 대만 IT기업의 신화로 불렸던 벤큐는 지난 2005년 말 독일 지멘스로부터 휴대폰 사업을 인수하면서 실적이 급속히 악화됐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휴대폰 라인업을 새로 마련하고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지만 지멘스 후광 효과를 반짝 누렸을 뿐 실적은 곤두박질 쳐, 급기야 파산 신청까지 내는 등 회사 전체에 악영향을 줬다. 이에 벤큐는 지난 4월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벤큐’ 브랜드 부문을 분사하고 벤큐 전통의 위탁생산(OEM·ODM)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리 쿤 야오 벤큐 회장은 지난 5월 한 인터뷰서 “세계 4대 PC 업체 및 영국 보다폰과의 계약으로 하반기에는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위스트론이 PC OEM 산업에서 부상하고 있고 콴타컴퓨터도 최근 CEO 교체를 통해 재기를 벼르고 있어 벤큐의 회복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