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프린터 시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말이다. 10만원대 미만 보급형 제품을 구입해 2∼3개월 사용하다 보면 잉크를 충전해야 하고 1년도 채 못 가 프린터 값보다 잉크 값으로 나가는 비용이 만만찮다.
프린터를 구입해 쓰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소모품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정품보다 품질은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 면에서 저렴한 재생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제조사가 소비자의 고객만족을 위해 소모품 가격을 줄여주면 좋겠지만 상황 또한 그렇지 못하다.
삼성전자·후지제록스·한국HP·신도리코 등 프린터나 복합기 업체들이 소모품 시장에서 상당한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프린터와 복합기 전문업체들은 프린터 팔아 적자가 난 부분을 소모품 판매 이익으로 메워 흑자를 만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프린터와 복합기를 합친 전세계 시장규모는 601억 달러인 데 반해 소모품 시장규모는 722억 달러로 조사됐다. 2010년에는 574억 달러와 914억 달러로 그 차이는 거의 2배에 가까워진다.
IDC는 유비쿼터스 사회에서도 프린터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정보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종이 용도가 정보 장기보존에서 정보 단기보존으로 바뀌면서 더욱 많은 전자문서가 출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출력물이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고 사진·그래픽 출력이 증가하면서 프린터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신도리코·후지제록스프린터스 등 프린터 제조업체들도 장당 출력비용이 저렴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HP는 고객의 인쇄 눈높이를 맞춘 혁신적인 프린터 소모품을 출시했다. 각기 다른 프린팅 요구를 충족하도록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을 뿐만 아니라 대용량 출력이 필요한 고객을 위해 최대 40% 비용 절감이 가능한 신제품을 출시해 주목받았다.
삼성전자와 신도리코도 출력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으며 후지제록스프린터의 경우 업무에 따라 출력량을 제한해 총소유비용을 크게 줄인 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얻고 있다.
프린터 업계 한 관계자는 “프린터 가격 폭락으로 인해 정품잉크 몇 개가 프린터 가격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라며 “프린터 시장은 소모품이라는 큰 먹거리가 있어 업체들이 솔루션 비즈니스와 더불어 수익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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